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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충격에…정부, 기존방침 뒤집고 '코로나 대출만기' 또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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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이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의 만기 연장·상환유예 관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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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대출만기를 최대 3년 연장해주고, 원리금 상환도 1년 더 유예해주기로 한 것에는 두 가지 영향이 컸다. 대통령실과 여야 정치권의 압박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결국 '연장은 없다'던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여기에 최근 급격하게 침체되고 있는 경기흐름 속에 가장 어려움이 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3년이라는 만기연장 기간을 두고 2024년 5월 총선을 의식해서 정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또한 3년 뒤로 부실대출을 미루기만 할 뿐 되레 고통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연착륙 방안은 기존 네 번의 재연장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대출만기를 3년 연장한 것도 다음달 시행될 채무조정 프로그램 '새출발기금'과 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7일 간담회에서 "금융권과 두 달간 굉장히 많은 논의를 했다. 채무 재조정 프로그램을 통해 부채 상환 부담을 경감받는 트랙과 (상환 유예를 받아) 나름대로 노력해서 경영을 정상화해서 가는 트랙, 이렇게 두 가지 길을 열어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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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금융지원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은 돈을 빌린 은행과 협의해 각자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빚을 갚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최근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 만기와 상환유예 기간만 연장한 뒤 나중에 빚을 갚으면 되고,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 또는 원금 감면을 받을 수 있는 새출발기금이나 금융사 자체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된다. 총 30조원 규모로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새출발기금은 이날부터 콜센터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신청을 받기 시작했는데, 첫날인데도 종일 문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코로나19 금융지원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는 57만2000명, 금액은 141조4000억원이다. 만기연장을 이용 중인 대출자(차주)가 53만400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3만8000명은 상환유예 혜택을 받고 있다. 이들이 만기연장 중인 대출은 124조7000억원, 상환유예 금액은 16조7000억원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다시 한번 심각한 위기 상황임을 강조하며 금융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은행 영업점 창구 일선에서 정책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어려운 분들에 대한 애정 없이 기계적으로 업무를 하면 정책적 효과가 살아나지 않는다"며 "일선에서 차주에 대한 애정을 갖고 어려움을 살펴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 금융사들이 '이 고객이 잘 돼야만 나도 산다'는 생각을 갖고 협의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은 금융권 내부에서도 엇갈린다. 금융권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로 경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이번 조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3월 금융지원 재연장 당시만 해도 경제 상황이 이렇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만약 일시에 금융지원을 종료할 경우 중소기업들이 일시에 무너질 가능성이 있어 연착륙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대출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한계 상황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해 상환유예 조치를 1년 더 연장한 것은 부실을 이연시키는 효과만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22%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는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로 인한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이 많다. 새출발기금 계획 발표 때부터 불거진 도덕적 해이 논란도 만만치 않다. 힘든 상황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며 성실하게 원리금을 상환해온 차주들의 박탈감은 더욱 크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부실차주들이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받으면서 빚만 더 불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 금융지원을 받고 있는 대출은 대부분 2~3년 전 시행된 저금리 대출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변동금리 대출은 계속 금리 인상분이 반영되고, 고정금리도 만기연장에 따른 일정 부분 인상은 불가피하다. 상환유예를 받고 있어도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 인상분은 계속 누적된다. 만약 1년 후 상환유예가 끝나면 내년 9월의 금리를 적용받는데, 지금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 당국은 가산금리를 변동시키지 않도록 은행에 요청하고 고정금리도 최대한 이전과 비슷하게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대출자들의 추가 이자 부담은 피할 수 없다. 금리를 조정받으려면 새출발기금 같은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환유예 조치를 받은 차주들의 이자는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있다. 상환유예가 종료되는 내년에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상환 여력이 생기겠지만, 그러지 않는다면 차주들은 늘어난 부채 규모로 인해 되레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찬옥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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