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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아베 국장에 日 여론 분열 극명…수천명 반대 시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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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헌화 위해 줄서…헌화대 운영 시간 앞당기고 연장
같은 도쿄 곳곳서 반대시위…히비야에만 2500명
국장 장소 부도칸·국회 인근서도 시위…"국장 위헌"
뉴시스

[도쿄=AP/뉴시스]27일 일본 국회 인근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국장 반대"라는 플래카드가 보인다. 이날 도쿄 니혼부도칸에서는 오후 2시부터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이 실시됐다. 20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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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국장이 27일 오후 실시된 가운데, 찬반 여론이 극명히 엇갈렸다. 국장이 치러지는 장소에는 조문을 위한 행렬이 늘어선 반면 곳곳에서는 반대 시위가 열렸다.

요미우리 신문, NHK 등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이 치러진 도쿄(東京)도 지요다(千代田)구 니혼부도칸(日本武道館) 인근 지도리가후치(千鳥ヶ淵) 공원 입구에는 헌화대 운영 1시간 전인 오전 9시께부터 약 300m 정도 조문을 위한 행렬이 늘어섰다.

이날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은 오후 2시부터 실시됐다. 니혼부토칸 북쪽에 위치한 구단자카(九段坂) 공원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반 시민을 위한 헌화대가 운영될 것으로 공지됐다.

실제 헌화대 운영은 예정보다 30분 앞당긴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됐다. 시민들이 찾아와 줄을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사카(大阪)부 히라카타(枚方)시에서 조문을 위해 혼자 왔다는 한 남자 고등학생(16)은 요미우리에 "우리들 세대에게 있어서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 총리는 아베 전 총리였다. 지금부터 일본을 짊어 질 세대로서 강한 일본을 만들어 갈테니 따뜻하게 지켜봐 달라고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50대 남성은 NHK에 "오전에 회사를 쉬고 헌화하러 왔다. 조용히 보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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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27일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이 도쿄 니혼부도칸에서 열렸다. 일반 시민들이 인근 헌화대에 헌화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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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화대 인근 한조몬(半?門)역에서는 꽃을 든 시민들이 속속 모습을 보였다. 헌화를 위해 찾은 시민들은 평상복 차림이 많았으나, 검은 넥타이 등의 차림도 눈에 띄었다.

당초 헌화대 운영은 오후 4시까지였으나, 이후에도 헌화를 위한 접수가 계속됐다. 조문객이 많기 때문에 사실상 운영이 연장된 것이다.

반면 니혼부도칸 주변에서는 국장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행진하며 국장 중단을 요구했다.

니혼부도칸에서 1㎞ 떨어진 지요다구 공원에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민단체가 국장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아베 정권이 해온 정책은 소수파를 버리고 있다. 인정할 수 없다. 국장은 이상하다는 목소리를 계속내자”며 국장 취소를 요구했다. 이들은 니혼부도칸까지 반대 시위 행진을 진행했다. 주최 측은 600명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또한 국장이 시작된 오후 2시부터는 니혼부도칸 주변에 국장을 반대하는 복수의 시민단체가 모이며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러 시민단체가 확성기를 들고 항의에 나섰다.

이날 정오께 도쿄 히비야(日比谷) 공원에는 약 2500명이 모여 국장 반대 시위가 열렸다.

시위에 참석한 작가 오치아이 게이코(落合?子)는 "우리의 혈세는 시민의 생활에 쓰여야 하지만, 그것이 국장에 사용되고 있다. 무엇을 위한 국장인지 묻고 싶다"며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우리들은 항의할 권리가 있다. 그 생각을 후세에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국장 반대", "조의 강제를 거부합니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히비야 공원을 출발해 약 1시간 동안 행진하며 시위했다.

국장 시작 시간에 맞춰 국회 주변에서도 시위가 실시됐다. 시민단체 등은 "국장은 헌법 위반" 등 플래카드를 들고 국장 시작 시간인 오후 2시가 넘자 "국장 반대, 지금 바로 중지" 등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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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 27일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려 한 참가자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비난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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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에는 야당 대표 등도 참석했다. 국회의 관여 없이 국장이 실시된 데 대해 비난을 가했다.

국회의사당 시위는 오후 4시까지 진행됐다. 이후에도 대학교수 등이 모여 국장 반대 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가 선거구를 둔 히로시마(?島)시에서도 국장 반대 시위가 열렸다. 140여명이 모여 "국장에 반대합니다" 등 현수막을 내걸었다.

히로시마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 사쿠마 구니히코(佐久間邦彦) 이사장도 "국회에서 논의하지 않고 각의(국무회의) 결정하고, 국민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준비가 진행돼왔다"고 비판했다.

지난 26일 JR신주쿠(新宿)역에서도 시위를 열렸다. 이들은 이날 오후 6시께부터 "아베 정권의 실적은 국장으로서 국민 전체의 경의, 조의를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 발표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는 약 800명이 참석해 국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시위에 참석한 한 60대 남성은 "누구를 조문할지 마음 속 문제를 국장으로 하는 게 이상하다. 고액의 세금을 사용하는데 각의(국무회의) 결정해 버리는 절차고 이상하다. 기시다 총리는 확실히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오후 도쿄 나가타조(永田町) 중의원 의원회관에서도 다른 시민단체의 주최로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약 280명이 모였다. "기시다 총리가 드는 국장의 이유는 전혀 근거가 없고 납득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국장 취소를 요구했다.

온라인 화상 형식으로 집회에 참석한 교토(京都) 대학의 다캬야마 가나코(高山佳奈子) 교수는 "법학자로서 법적 근거가 없는 국장은 할 수 없다. 아베 전 총리가 훌륭한지 어떤지 관계없이 국장에 찬성하는 것은 헌법 상 원칙인 재정 민주주의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고조되면서 일부 집권 자민당의 국회의원까지 국장에 불참한다는 표명을 하기도 했다.

국가가 전부 부담하는 고액의 국장 비용, 통일교와 자민당 관계 문제 등이 반대 여론을 키웠다.

일본 정부는 아베 전 총리가 8년8개월 재임 최장수 총리인 점 등을 들어 국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치적 평가와 상을 치르라는 요구가 아니다"고 설명했으나 반대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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