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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갓달러 뒤엔 금융위기 온다" 출구 없는 환율전쟁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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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강달러에 전세계 자산시장 동반추락

파이낸셜뉴스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환전소 앞으로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이날 한때 달러당 1.0349파운드까지 떨어졌다. 1971년 이후 최저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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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킹달러(King Dollar)'를 넘어선 '갓달러(God Dollar)'에 전세계 자산 시장이 동반 추락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에서 동시다발적인 투매 현상이 벌어지고 자국 통화 약세를 막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환율 전쟁도 시작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역사적으로 달러 강세가 금융위기 또는 경제위기로 이어졌다며 경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달러가치 20년내 최고.. 올들어 19% 폭등

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 일본 도쿄 증권 거래소의 주가를 표시하는 전자 시세 게시판 앞을 한 시민이 걷고 있다. 이날 니케이지수는 2.66% 하락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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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0.99% 상승한 114.085에 마감했다. 이는 2002년 이후 20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올해 초 대비 19%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역대급 달러강세에 각국 외환당국이 자국 통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전날 중국 인민은행(PBOC)은 외환 선물환에 대한 외환위험준비금 비율을 오는 28일부터 0%에서 2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외환위험준비금은 중국 은행들이 선물환 거래를 할 때 PBOC에 1년간 예치해야 하는 금액이다. 외환위험준비금이 상향 조정될 경우 외환거래의 비용을 늘려 위안화의 약세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

지난 5일 외화 지급준비율 2%p 인하에 이어 위안화 절하를 해소하기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섰지만 위안화 절하는 그치지 않고 있다. 역외 달러·위안은 7.17위안대로 상승하며 연고점 랠리를 펼치고 있다.

일본은행(BOJ) 역시 지난 22일 24년 만에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지만 무용지물이다. 장중 145.89엔까지 상승한 달러·엔은 BOJ의 개입으로 140.70엔 근처까지 내렸다가 재차 144엔대로 상승하며 BOJ 개입 직전 레벨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파운드화 쇼크' 달러강세에 기름 붓다

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 영국 파운드·달러 환율이 1파운드당 1.0382달러까지 추락했다. 사진은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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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달러 강세는 영국 파운드화가 가치가 추락하며 심화됐다. 지난 23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2027년까지 총 450억파운드를 감세하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지난 25일에는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이 추가 감세 정책을 시사하자 정부부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그 결과 지난 26일 파운드·달러 환율은 장중 1파운드당 1.0382달러까지 하락하며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시절인 1985년 당시보다 더 낮아졌다.

파운드화 쇼크에 글로벌 증시 및 채권시장은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 26일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03% 빠지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내년 경기침체 확률 98%" 금융위기 경고

내년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98%에 달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금융정보업체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최근 경기 예측 모델을 바탕으로 한 세계 경기 침체 확률이 98%를 돌파했다고 추정했다. 네드데이비스는 "내년 어느 시점에 세계적으로 심각한 경기 침체 위험이 있다"며 "글로벌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금융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설립자는 "달러 강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장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근본적인 신호였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수석 주식 전략가 역시 "달러 강세는 역사적으로 금융위기 혹은 경제위기로 이어졌다"며 "무언가 무너지지 않을까 경계해야 하는 시기가 있다면 바로 지금일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당분간 강달러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달러에 몰려들면서 달러에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당분간 고강도 긴축정책을 유지할 예정이어서 강달러에 브레이크가 걸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펙트라마켓츠의 브렌트 도넬리 사장은 "연준이 더욱 매파적인 성향을 띠면서 채권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자 미국으로 돈이 더 쏠리고 있다"며 "위험자산인 주식을 매도하고 안전자산인 달러로 피신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달러강세 #파운드화가치추락 #환율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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