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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지구로 향하는 소행성 튕겨냈다…인류 첫 우주 충돌 실험 성공(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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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의 소행성 방어 우주선 '다트', 100배 크기 '디모르포스'와 고의 충돌

목표는 소행성 궤도 변화…달성 여부 등 최종 결과는 10월 확인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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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미 항공우주국)가 소행성 충돌 실험을 위해 설계한 우주선 '다트'가 소행성 디디모스 쌍성계로 향하는 모습 일러스트레이션.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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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 동부 시간 26일 오후 7시 14분(한국시각 27일 오전 8시 14분). 미국 나사(NASA·항공우주국)의 우주선 '다트(DART·이중 소행성 리디렉션 테스트)'가 소행성 '디모르포스'를 의도적으로 충돌해 튕겨냈다.

고대 공룡 등 전 세계 동식물 멸종 원인이었던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사전에 막을 인류 최초의 방어 실험이 성공한 것이다. 작년 11월 다트가 우주로 향한 지 열 달 만이다.

나사와 CNN,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나사의 행성과학부문책임자 로리 글레이즈는 "이제 인류의 새로운 시대, 위험한 소행성 충돌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을 가진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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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사(항공우주국)가 26일(현지시간) 공개한 충돌 실험 직전 '디모르포스' 소행성 모습. 2022. 9. 26.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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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소행성 충돌 막을 인류 새 시대 개막"

이날 다트는 지구로부터 1100만㎞ 떨어진 지점에 다다른 디모르포스를 17m 거리(추정)에서 2만1600㎞/s 속도로 강하게 들이받았다. 당초 목표한 속도(2만4000㎞/s)에 근접한 빠르기다.

디모르포스는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없는 것으로 관측됐지만, 지구와 충돌할 궤도에 오르면 필요할 운동적 충격을 실험하기 위해 적합하다고 판단됐다.

통상 지구에서 4830만㎞ 이내 궤도를 가진 소행성과 혜성을 지구 근처 물체(NEO)로 정의하는데, NEO 탐지는 나사 등 각국 우주 관련 기관의 주요 관심사였다.

현재로선 지구와 직접 충돌할 소행성은 없지만, 지구 근방에는 2만7000여 개의 각기 다른 모양과 크기의 소행성이 존재한다.

실험 대상인 디모르포스의 발견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지름 780m 크기의 행성과 그 주변을 도는 지름 160m의 소행성을 발견, 그 이름을 각각 '디디모스'와 디모르포스로 지었다. 각 쌍둥이, 두 가지 형태를 의미하는 그리스어다.

디모르포스와 디디모스는 고대 공룡을 포함해 전 세계 동식물 약 4분의 3을 멸종시킨 소행성 '칙술루브'에 비하면 크기가 아주 작은 편이다.

그중 디모르포스는 크기가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통상의 소행성에 비례하다는 점에서 이번 임무에 적합한 대상으로 선정됐다. 과학자들은 디모르포스가 느슨하게 결합된 암석 잔해 더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의 충돌 실험을 한다고 해도 우주선은 디모르포스보다 약 100배 작기 때문에 소행성이 파괴되진 않는다. 빠른 속도로 튕겨내 디디모스를 공전하는 디모르포스의 속도를 1% 변경하는 데 그친다. 다만 이는 우주에선 달의 공전 주기를 바꿀 정도의 변화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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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가 소행성 충돌 실험을 위해 설계한 우주선 '다트'와 행성 디디모스의 충돌 전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레이션. 2022. 9. 26.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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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 최종 달성 여부 확인까지는 2개월 더 소요

일단 이날 다트가 디모르포스와 충돌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당초 목표인 디모르포스의 궤도 변경까지 성공했는지 여부를 판명하는 데에는 2개월 정도가 걸린다.

디모르포스는 11시간 55분마다 디디모스 주위를 한 바퀴씩 도는데, 지상 망원경을 통해 얼마나 많은 변화가 발생했는지, 디모르포스의 공전 주기는 얼마나 변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번 충돌 실험은 나사의 허블 망원경, 웹망원경, 루시 탐사선도 관찰한 만큼, 추가 정보가 공개될지도 주목된다.

아울러 다트가 디모르포스와 충돌할 때 서류 가방 크기의 큐브셋(CubeSat)이 뒤따랐다. 충돌 당시의 이미지와 영상을 포착하기 위해서다. 큐브셋이 포착한 이미지와 영상을 당장 사용할 수는 없지만 충돌 후 며칠 내지 몇 주 안에 지구로 다시 스트리밍될 예정이다.

나사와 존스홉킨스 연구진은 10~20m 크기로 추정되는 충돌 분화구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싶어 한다. 분화구에 다투의 부서진 조각이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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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케네디우주센터가 공개한 우주선과 소행성 디모르포스 충돌 마지막 모습. 2022. 9. 26.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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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트는 앞서 지난해 11월 스페이스 엑스(X) 로켓에서 발사된 이래 나사의 지도 하에 대부분의 임무를 수행했다. 충돌 마지막 몇 시간은 자율적인 선내 항법 시스템으로 통제권이 넘겨지도록 설계됐다.

이날 실험은 미국 메릴랜드주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APL) 미션운영센터에서 실시간 모니터링됐다. APL의 기기 고학자 캐롤린 에른스는 다트가 공개한 디모르포스의 모습을 보고 "정말 사랑스럽다"며 "우리가 본 다른 작은 소행성과 여러 면에서 비슷해 보인다"고 말했다.

◇4년 뒤에는 유럽우주국 탐사선 '헤라' 발사 예정

아울러 4년 뒤에는 유럽우주국(ESA)의 탐사선 '헤라(Hera)'도 디모르포스에 도달, 달의 물리적 특성을 측정하고 궤도 변화와 다트 충돌 영향 등을 관찰할 예정이다.

다트와 헤라가 수집한 귀중한 데이터는 행성 방어 전략, 특히 어떤 종류의 힘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의 궤도를 변경시킬 수 있는지 등을 밝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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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우주기지에서 소행성과 고의로 충돌시킬 우주선을 발사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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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가 24일 오후 10시21분(한국시간 24일 오후 3시21분) 캘리포니아 우주기지에서 소행성 충돌 우주선을 발사했다.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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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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