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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대우조선도 품었다…한화 숨 가쁜 행보 속 역할 커진 '김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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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 부회장, 방산·친환경에너지 사업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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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며 방산과 친환경에너지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방산과 친환경에너지 사업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이끌 예정이다. /한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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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승진 인사부터 사업 구조 개편, 대형 인수합병(M&A)까지, 한화그룹이 숨 가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래 지향적 경영 체계를 완성하기 위한 발 빠른 움직임으로, 그 중심에는 한화의 차기 총수로 유력한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있다는 평가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전날(2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계열사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인한 신주 인수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금액은 2조 원 규모로, 투자사들은 상세 실사 뒤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오는 11월 말쯤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인수 추진 배경과 관련해 '방산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사업은 특수선(군함·잠수함)과 상선 부문으로 나뉘는데, 이번 인수를 통해 특수선 건조 역량을 확보,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는 게 한화그룹의 설명이다. 또한, 한화그룹은 "중동, 유럽, 아시아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무기 체계는 물론, 대우조선해양의 주력 방산 제품인 3000톤(t)급 잠수함과 전투함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은 한화그룹의 뿌리로 불린다. 고(故) 김종회 창업주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대 한국화약주식회사(현 한화)를 세워 그룹의 기틀을 다졌고, 이후 김승연 회장이 2014년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등을 인수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현재 그룹의 방산 사업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이어받았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놓고 김동관 부회장의 존재감이 더욱더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로 김동관 부회장 책임 아래 '빅 사이클' 초입에 진입한 조선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글로벌 리더로 확고히 자리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최근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사업과 한화그룹의 기존 LNG 수입·발전 사업 간 시너지 극대화를 노린다. 친환경에너지 역시 김동관 부회장이 주력으로 이끄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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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최근 흩어진 방산 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하나로 통합하는 사업 구조 개편을 단행하는 등 미래 준비를 위한 숨 가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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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M&A 추진 발표 전부터 한화그룹은 숨 가쁜 행보를 보였다. 주요 행보 모두 미래 지향적 경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김동관 부회장의 '역할 확대'를 공식화한 수준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먼저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한화디펜스 등 3개 회사에 분산됐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 곳으로 통합하는 대대적인 사업 개편을 단행한 뒤, 김동관 부회장을 승진하면서 한화솔루션에 이어 추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맡겼다.

또 한화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첨단소재 부문의 일부 사업을 물적분할하기로 결의하며 기존 5개 사업 부문을 큐셀(태양광), 케미칼(기초소재), 인사이트(한국 태양광 개발사업) 등 3개 부문으로 줄였다. 태양광과 소재 산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두고는 김동관 부회장 사업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려는 행보라는 의견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김동관 부회장이 전진 배치돼 한화그룹의 미래 성장 엔진인 방산과 태양광에 집중하는 경영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어 방산과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경쟁력 강화가 핵심인 대우조선해양 M&A까지 추진되며 '김동관 부회장 체제' 강화 작업에도 더욱더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한화그룹의 행보는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김동관 부회장의 역할 확대와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김동관 체제'가 강화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1983년생인 김동관 부회장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한화그룹에 입사한 뒤 고속 승진을 거듭해왔다. 2010년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을 거쳐 2015년 한화큐셀 상무·전무, 2019년 부사장, 2020년 한화솔루션 사장에 올랐다. 올해 부회장 승진은 사장 승진 이후 2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주로 태양광 사업을 이끈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큐셀이 미국·유럽 등 주요 태양광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그룹은 승진 발표 당시 김동관 부회장의 향후 역할에 대해 "미래 사업 추진에 있어 김승연 회장의 경영 구상을 구현해 나가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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