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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로봇이 온다

검문소에 'AI 로봇 기관총' 설치한 이스라엘, "기술 오류로 많은 이가 생명 잃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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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발 사고 우려 및 인권 침해 논란

서안지구 최대 도시 헤브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충돌 잦아

AI 기관총 뿐 아니라 첨단 기술 사용해 감시 강화 나선 이스라엘

아시아경제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 위치한 헤브론은 약 20만명의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 정착민 800여명이 거주하는 서안지구 최대도시로 양측 주민간 충돌이 잦은 곳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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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검문소에 인공지능(AI) 로봇 기관총을 설치해 오발 사고 우려 및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이 최근 서안지구 헤브론시 검문소에 AI 기관총 한 정을 설치했다.

일명 '스매시 기관총'이라 불리는 로봇 기관총이 설치된 곳은 슈하다가(街)의 검문소로 이스라엘은 이곳에서 빈발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이 총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요르단강 서안 지구는 오랫동안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이 분쟁을 해온 곳이다. 1967년 제3차 중동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했지만, 여전히 팔레스타인인 27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서안 지구에 자리한 헤브론은 약 20만명의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 정착민 800여명이 거주하는 서안지구 최대도시로 양측 주민 간 충돌이 잦은 곳이다.

헤브론의 설치된 AI 기관총은 인공지능에 기반한 이미지 처리 기술을 사용해 목표물을 추적하고 타격하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회사인 스마트 슈터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기관총은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표시된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또한 이 총은 섬광 수류탄과 스펀지탄 등도 발사할 수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아직 기관총에 실탄을 장전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인권 단체들은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새로운 군사 기술의 실험 대상쯤으로 여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AI 기관총이 자칫 시위대가 아닌 행인을 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헤브론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인 이사 암로는 이스라엘 신문 하레츠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당국은 수백 명이 지나다니는 혼잡한 곳에 이 총을 설치했다"며 "사소한 기술 오류로 인해 많은 이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서안 지구에 첨단 기술을 동원해 감시 강화에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팔레스타인을 감시하기 위해 '블루 울프'라는 대규모 얼굴 인증 시스템을 설치한 바 있다.

블루 울프는 모바일 기기에서 개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이다. 앱을 사용해 팔레스타인인의 얼굴을 촬영하면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대상 인물을 체포해야 하는지, 구속해야 하는지, 아니면 통과를 허가해도 좋은지를 통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국제앰네스티 영국 지부에서 군사·안보·정책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올리버 필리-스프라그 국장은 "이스라엘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위 현장이나 검문소에서 비무장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과도한 폭력을 행사해 왔다"며 "AI 기관총은 이런 위험을 가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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