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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핵폭탄 대신 우주선 충돌... 소행성 위협서 지구 구할 방법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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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1,100만㎞ 거리 소행성에 충돌실험
우주선 충돌시켜 소행성 궤도 수정 가능
한국일보

나사가 충돌실험을 한 쌍 소행성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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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겟돈, 딥 임팩트, 돈 룩 업…

할리우드 재난 영화의 단골 소재 중 하나는 혜성이나 소행성 등 우주 물체의 지구 충돌이다. 몇 달 후 거대한 소행성(또는 혜성)이 지구를 덮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미 항공우주국(NASAㆍ나사)이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니 인류가 전멸할 가능성이 100%다. 각국 정부와 과학자들은 지구 종말을 피할 해법을 찾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고민하다, 결국 별동대를 조직해 우주로 보내기로 결정한다. 별동대는 소행성 깊숙한 곳에서 핵폭탄을 터뜨리거나(영화 ‘아마겟돈’), 핵폭탄 충돌 공격을 감행해(영화 ‘딥 임팩트’) 지구를 구한다.


만약 초대형 운석이 지구를 덮친다면


영화에서 멸종 앞에 놓인 인류를 구하는 것은 몇몇 영웅들의 용기와 핵폭탄 위력이지만, 실제 상황에서 나사는 정교한 기술을 통해 사람을 보내지 않고도 소행성 궤도를 틀어 지구를 구해낼 방법을 찾아 냈다.

나사가 27일(한국시간) 수행한 임무는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소행성에 무인 우주선을 고의로 충돌시켜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지구 방위 실험’이었다. 나사는 이날 오전 8시 14분 '쌍 소행성 궤도변경 시험'(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DART)첫 단계인 고의 충돌에 성공했다.

이번에 나사가 충돌 목표로 삼은 소행성은 지구에서 약 1,100만㎞ 떨어진 곳에 위치한 디모르포스(Dimorphos)다. 지름 160m의 디모르포스 소행성은 지름 780m의 디디모스(Didymos) 소행성과 쌍으로 움직이고 있다. 큰 소행성인 디디모스가 770일마다 한 번씩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작은 소행성 디모르포스는 11시간 55분마다 디디모스를 공전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디모르포스가 디디모스의 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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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이 발사한 우주선이 쌍 소행성에 접근해 가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미 항공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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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보단 우주선 충돌이 효과적


나사는 먼 미래에 지구로 소행성이 충돌할 경우를 대비해 이 실험을 기획했다. 우주선을 의도적으로 소행성에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게 하는 게 이번 미션의 목표다. 투입 예산은 3억2,500만 달러(약 4,640억 원).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한 영화 '아마겟돈'에서는 핵폭탄으로 소행성을 폭파시키는 장면이 나오지만, 나사는 폭파보다는 우주선 충돌을 통해 궤도를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570㎏ 중량의 DART 우주선은 지난해 11월 스페이스X의 팰콘9 발사체로 발사된 뒤 약 10개월 동안 우주를 항해했다. 그리고 이날 오전 자동 항법 알고리즘을 통해 초속 6.1㎞ 속도로 소행성 충돌에 성공했다. 충돌 장면은 나사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우주선 충돌이 계획대로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나사는 디모르포스의 궤도가 일부 수정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실험을 수행한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연구소 랠프 세멀 소장은 “역사상 최초로 인류는 천체의 궤도를 자체적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DART 우주선과 함께 발사된 리시아큐브(LICIACube)는 지구 우주망원경과 함께 충돌 전후에 생긴 궤도 변화를 관측하게 된다. 이번 충돌로 디모르포스의 공전주기는 기존 11시간 55분에서 10분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험에서 얻어진 데이터는 향후 지구에 위협이 되는 소행성 등 지구에 가까이 다가오는 물체의 궤도를 트는 기술 개발에 쓰일 예정이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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