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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대통령 정신 차려야" 목소리 커진 유승민, 비윤 대표주자로 당권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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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에 연일 쓴소리, "정말 x팔린 건 국민" 비판 수위 높여

차기 당대표 적합도 1위 차지했으나 중도·진보층 지지가 압도적

윤핵관 리더십 위기론 속에... 非尹 세력 지지 모일까

아시아경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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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에 쓴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이 친(親)윤석열계에 대항한 비(非) 윤석열계 대표 주자로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원외 인사인 유 전 의원을 향한 당 내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2일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논란이 일자 "대통령님 정신 차리십시오"라며 공세를 가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을 열거한 뒤 성과가 없었다고 질책하며 "정말 x팔린 건 국민들이다. 부끄러움은 정녕 국민들의 몫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25일과 26일에는 경제위기에 대한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잇달아 촉구하며 "대통령이 나서서 꼬인 정국을 푸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패배한 후 잠행을 이어왔으나 최근 들어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대통령의 생각, 말, 태도가 문제"라고 꼬집거나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은 조폭처럼 굴지 말고 물러나라"고 직격하는 등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식이다. 칩4 동맹이나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등 경제, 안보, 복지 등의 영역에서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의 움직임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당권 도전 가능성을 점친다. 여당에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가 들어선 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본격적인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친윤계에선 김기현 의원이나 안철수 윤상현 의원 등이 꼽히며 비윤계로는 5선의 조경태 의원 등이 출마를 시사한 상태다.

유 전 의원은 직접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전하는 등 유력 주자로 분류된다. 여론조사기관 넥스트위크리서치가 지난 20~21일 KBC광주방송과 UPI뉴스 의뢰로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에 대해 실시한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23.5%로 1위를 기록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친윤 대 비윤' 구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비윤계 대표 주자인 유 전 의원의 선전을 예상하기도 한다. 이 전 대표와의 갈등이 길어지며 친윤계에 대한 반발 여론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9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서 압승을 예상한 5선 주호영 의원이 호남 출신의 재선 이용호 의원에 19표 차이로 신승을 거둔 것이 대표적이다. 경선 결과를 두고 당내에 친윤계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힘을 얻었다.

반면 여전히 당내 주류 세력은 친윤계라는 점에서 원외 인사인 유 전 의원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전통적인 당 지지층의 의견도 유 의원에 호의적이지 않다. 앞선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중도·진보층에서 각각 30%대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보수층 지지율은 11.9%에 불과했다. 권역별로도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지지율이 각각 14.6%와 14.9%로 가장 낮았다.

친윤계에선 유 전 의원을 향해 윤 대통령에 대한 '총질'을 멈추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지난 22일 유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비난한 것을 두고 "자기 얼굴에 침 뱉기일 뿐"이라고 역공을 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6일 KBS라디오에서 "이후 경위를 밝히고 나면 그런 의견을 냈지만, 또 수정할 수도 있다"며 유 전 의원이 내막을 잘 알지 못하고 발언했다는 취지로 답변하기도 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오는 29일 대구를 찾아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경북대 특강을 진행한다. 당권 주자들이 잇따라 보수 정치의 텃밭인 경북 지역을 찾으며 당심·민심 잡기에 나선 가운데 유 전 의원의 강연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윤진 인턴기자 yj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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