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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苦’ 경제난에 코로나대출 연명치료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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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만기 연장·상환유예

채무조정과 병행 핀셋지원 골자

대출차주·금융사에 선택권 부여

최대한 정상화 유도 회수율 높여

새출발기금 애로신고센터 운영

헤럴드경제

정부가 소상공인 대상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를 또 연장했다. 동시에 차주가 채무조정을 원하는 경우 새출발기금,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과 연계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전방위적으로 안전판을 만들되 차주별 핀셋 지원에 나서겠다는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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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차주에게 모두 부실을 줄일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고는 하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차주의 본질적인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은만큼 당국이 말하는 ‘정상화’를 여전히 낙관하기 어렵다. 연장조치에 따른 새출발기금 실효성 논란은 물론이고 각 영업점에서 차주별 세부 컨설팅이 얼마나 이뤄질지도 관건이다.

▶인공호흡기는 달았으나...금리·환율·물가 안풀리는데 정상화 기대 어려워= 27일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2020년 4월 시행 이후 벌써 다섯번째 연장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57만명의 대출자가 141조원 규모로 해당 제도를 이용 중이다.

이번 조치는 일률적인 만기연장 대신 차주들이 여유를 갖고 정상영업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데 방점이 찍혔다. 동시에 정부는 새출발기금 등을 병행해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차주 입장에서는 최대 3년 만기연장이나 최대 1년 상환유예를 택할 것인지,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할 것인지 금융사와 컨설팅을 통해 정하면 된다.

차주들은 급한대로 인공호흡기를 달게 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또한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9월 말에 일시에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종료하면 대규모 부실 발생으로 사회적 충격 뿐 아니라 금융권 부실 전이 등 시스템 리스크 발생 우려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당초 종료 예정이던 조치를 급히 연장할만큼 상황이 어렵다는 얘기다.

문제는 3년간의 만기연장 기간 동안 실질적인 정상화가 이뤄질지 여부다. 재연장 배경이 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상황이 풀려야하는데, 풀릴 기미는 좀체 보이지 않고 있다. 우선 미국이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는 한 국내 금리도 상승세를 탈 수 밖에 없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달 잭슨홀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강력한 금리인상 시그널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도 파월 의장은 “물가가 잡히기 전까지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박았다.

여기에 안전자산 선호가 짙어지면서 환율 또한 연일 고공행진하는 중이다. 환율 급등은 곧 기업들의 비용 부담과 수입 물가 상승과 직결된다.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경우 영업회복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금융부담 증가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채무능력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이른 바 ‘중소기업 안심 고정금리대출’ 을 두고도 오히려 한계기업을 연명시킨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시간만 벌어준다고 정상화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문제를 이연해서만은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연착륙 프로그램을 동시에 시행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대출자산 주는데...새출발기금 넘길까” 당국 “애로센터 운영”으로 압박= 당국의 이번 조치로 차주 상황에 따라 만기연장이나 상환유예를 할지, 채무조정을 할지 선택하면 된다. 차주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은행과의 1대1 컨설팅이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은행들 또한 김 위원장의 당부에 따라 금융회사 자체 프리워크아웃 제도에 대한 재정비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이 국장은 “설령 신용정보상 불이익이 있다고 해도 차주가 판단하기에 영업 정상화를 하기 어렵다면 새출발기금을 이용할 유인이 더 크다”며 “차주의 상황이 가변적일 것이기 때문에 금융사와 차주가 1대 1 상담을 통해 영업회복 속도, 상환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 입장에서는 새출발기금으로 차주들을 이동시킬 유인이 크지 않다. 은행권 관계자는 “새출발기금은 대출자산을 기금으로 옮기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입장에서는 소위 돈되는 변동금리부 대출자산이 줄어 반길만한 요소가 크지 않다”며 “부실 가능성이 있어도 바로 회수하기 보다는 최대한 차주를 정상화 시켜서 이자를 받아내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이미 차주별로 분류가 된 상황”이라며 “새출발기금보다 은행 자체 프로그램을 돌리는 쪽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자칫 은행들이 차주가 아닌, 자사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 내릴 것을 우려해 관련 애로센터 등을 운영해 감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국장은 “이번 방안은 차주와 금융기관에게 모두 선택권을 준 것”이라면서도 “운영되는 과정에서 새출발기금으로 가야하는 차주가 있음에도 못가게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애로신고센터 등을 운영해 과정을 모니터링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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