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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들리지 않는 대통령 말을 자막으로 보도한 MBC, 근거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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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MBC뉴스 유튜브 채널 '오늘 이뉴스'가 지난 9월 22일 올린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관련 영상./MBC뉴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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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서 회의 후 수행원들에게 한 발언을 보도한 MBC가 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됐다. 윤 대통령은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동영상을 아무리 반복해 들어도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렵다. 불명확한 잡음 끝에 ‘쪽팔린다’는 식의 말만 들린다. 그런데 MBC는 22일 오전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까지 달아 보도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미 의회나 바이든을 언급한 게 아니라 한국이 그 회의에서 글로벌 펀드에 내기로 약속한 1억달러를 야당이 날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취지였다고 반박했다.

특히 미국 내 문제로까지 번진 ‘바이든’이란 단어에 대해 대통령실은 ‘날리면’이라고 했다. 음성 분석 전문가들도 ‘바이든’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앞뒤 문맥상으로도 ‘바이든’이라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당시 MBC는 각 방송사를 대표해 이 영상을 촬영하고 송출했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처음 알린 것도 MBC였다고 한다. MBC는 윤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대통령실에 확인하지 않았다. 신중한 보도를 해달라는 당부도 무시했다. 첫 보도가 나오기 2시간 전부터 인터넷엔 대통령 발언 편집 동영상과 내용 글이 돌았다.

MBC는 “최대한 절제해 영상을 올렸고 어떤 해석 없이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잡음 없이 제대로 들리는 영상을 공개해야 한다. 그런 영상이 없다면 누가 어떤 근거로 잘 들리지 않는 말을 그렇게 자막을 달아 보도했는지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이것은 언론 자유와 관련이 없다. 취재원을 밝히란 것이 아니라 일반인에겐 안 들리는 말을 명확히 들은 것으로 보도했으니 그 경위를 설명하라는 것뿐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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