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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설] 불안한 금융시장…정부 역외투기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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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69.06p(3.02%) 하락한 2,220.94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99p(5.07%) 하락한 692.37, 달러·원 환율은 22.0원 오른 1,431.3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2.9.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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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기업, 위험관리 강화 필요





연기금은 해외 투자 합리적 조정을



미국이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어제 코스피는 3% 하락해 2년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5% 급락해 2년3개월 만에 7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증시 하락으로 두 시장에서 하루에 시가총액 71조원이 증발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22.0원 하락한 1431.3원에 마감했다. 원화가치가 1430원대까지 하락한 것은 13년6개월여 만이다.

금융시장에 공포심리가 커졌다. 하지만 미국발 고금리·강달러 쇼크로 인한 시장의 어쩔 수 없는 조정 과정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불안감을 이겨내야 한다. 미국의 연말 정책금리 수준이 4.4%인 만큼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에도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시장 충격이 더 이어질 수 있다. 국민과 기업 모두 적절하게 위험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세심한 시장 모니터링으로 시장에 쏠림 현상이 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아울러 지금의 긴박한 경제 상황을 우리 경제의 고질병을 고치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 대표적인 게 팔수록 손해 보는 비정상적 전기요금의 현실화다. 수요자의 부담 능력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를 외국인 관광 활성화로 최소화하면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 한국 콘텐트에 대한 글로벌 매력도가 최고조에 이른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 해외 투기세력이 장난치지 못하도록 역외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달 해외투자자들이 8조원 규모의 NDF를 순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NDF는 계약 시 선물환율과 만기 시 현물환율 간 차이를 달러로 정산해 지급하는 선물 거래다. 차액만 결제해도 되기 때문에 투기세력이 개입하기 쉬운 구조다. 꼬리(NDF 시장)가 몸통(서울 외환시장)을 흔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난주 금요일 금융시장 마감 이후 정부가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조선사 선물환 매도 지원, 해외 금융자산의 본국 환류 지원 등의 정책을 내놓았다. 실제 정책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정부가 추진력을 발휘해야 한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해외 투자와 관련해 어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한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 이 총재는 연기금의 해외투자 전략이 원화가치가 1100~1200원일 때와 1400원일 때는 달라야 한다고 했다. 환율과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해외보다 국내 투자가 더 안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계획된 해외자산 비중을 기계적으로 맞추는 것보다 환율 수준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해외투자 비중을 조정하면 무엇보다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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