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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네이버·분당차병원 등 압색…‘이재명 성남FC 의혹’ 정조준한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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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장 시절 핵심 ‘주빌리은행’과 네이버 연관성 등 추적

경찰이 무혐의 결론 낸 5개 기업 포함 10여곳…수사 확대

경향신문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26일 네이버와 분당차병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기업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하면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날 오전 네이버와 분당차병원 사무실, 주빌리은행 등 10여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2015~2017년 성남시장 재직 중 성남FC 구단주를 맡으면서 두산건설(42억원), 네이버(39억원), 농협(36억원), 분당차병원(33억원), 알파돔시티(5억5000만원), 현대백화점(5억원) 등 성남시 내 6개 기업으로부터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을 받고 각종 혜택을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네이버와 분당차병원 건물 신축 등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금 제공이 각종 인허가 편의를 위해 제공됐는지에 대해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제2사옥 건축 인허가, 차병원은 분당경찰서 부지 용도변경에 대한 편의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네이버는 성남FC에 직접 후원금을 주지 않고 2015년 5월 이 대표의 측근인 제윤경 전 민주당 의원이 운영한 사단법인 ‘희망살림’, 성남시, 성남FC와의 4자 협약을 통해 40억원을 지원했다. 성남시와 희망살림이 추진하는 시민 부채 탕감 운동 ‘롤링주빌리’에 참여한다는 명분이었다. 희망살림은 1억원을 사용하고 39억원을 성남FC에 광고비로 지급해 스폰서 자격을 얻었다. 성남FC 선수들은 2년간 ‘롤링주빌리’라고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롤링주빌리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핵심 정책이었다. 이 대표는 2014년 7월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했고, 2015년 8월 장기부실채권을 사들여 채무자인 성남시민의 부채를 탕감해주는 비영리단체 ‘주빌리은행’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공동은행장을, 제 전 의원은 상임이사를 맡았다.

앞서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후원금을 낸 기업 가운데 두산건설만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4∼2016년 두산건설로부터 후원금 55억여원을 유치하는 대가로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병원 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를 변경해준 것으로 봤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네이버, 농협, 분당차병원 등 다른 5개 기업은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검찰이 네이버와 분당차병원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그동안 경찰의 수사가 미진했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그동안 이 사건과 관련해 총 2차례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지난 16일 강남구 소재 두산건설과 성남FC, 성남시청 사무실, 정진상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자택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20일에는 서울 중구 두산그룹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자료를 확보했다.

이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앞서 법무부는 이 대표의 쌍방울 관련 사건 수사를 지휘해온 김형록 수원지검 2차장검사를 이날 감사원으로 파견했다. 대검은 수원지검 2차장검사 자리에는 김영일 평택지청장을 직무대리로 파견한다. 김 지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19~2020년 대검찰청 수사정보1담당관을 맡는 등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고 있다.

김태희·허진무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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