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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 가치 37년 만에 ‘최저’…“침체는 현실, 깊이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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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영국 경기부양 감세안에 시장선 “악순환 촉발” 우려

달러 급등 ‘부채질’…미·중·유럽 모두 충격, 장기화될 듯

경향신문

1430원대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장중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0원 오른 달러당 1431.3원에 마감됐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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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기부양책이 전 세계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의 과도한 차입 및 고물가 자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오히려 금융시장에 발작을 불러일으켰다. 전쟁의 충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유럽, 부동산시장을 중심으로 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중국, 고강도 긴축과 맞닥뜨리고 있는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어느 한 곳 성한 데가 없어 보일 지경이다. 일각에서는 “이제 고민할 것은 경기 침체 여부가 아니라 침체의 깊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영국 정부가 대규모 감세 조치를 골자로 한 ‘수정 성장계획’을 발표한 지난 23일(현지시간) 파운드당 1.08달러까지 하락한 뒤, 26일 오전 10시쯤 전 거래일보다 2.68% 떨어진 파운드당 1.0568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로써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영국 재무부는 지난 23일 가계 및 기업의 에너지 부담 경감과 감세, 규제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을 골자로 한 계획안을 발표했다. 소득세 인하, 법인세 인상 철회 등을 통해 2027년까지 450억파운드(약 70조원)를 감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예산안인데, 약 50년 만의 최대 감세 조치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고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영국 정부의 취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선순환보다는 악순환을 가져올 가능성이 더 크고, 경기 침체는 심화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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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달러화 가치는 더 높아졌다. 파운드화를 포함, 주요 6개 통화와 비교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3선을 웃돌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초강세는 궁극적으로 글로벌 부채위험을 자극해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에 또 다른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면서 “비관적 환율 전망을 근거할 경우 달러화 지수는 2001년 고점 수준을 경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규모 감세 조치는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데, 물가를 잡으려면 또다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영국은 올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고물가와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감세 조치로 부족해진 세수를 메우기 위해 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시장 우려를 키웠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책은 영국 정부의 의도와 달리 재정건전성 우려→금리 상승 및 통화 가치 하락→경기 악화→건전성 우려 확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문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코로나19 봉쇄조치와 부동산시장 냉각 등으로 올 4분기 성장률이 3%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금융센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악화는 미국 등 주요국의 고강도 통화긴축과 맞물려 세계 경제 및 국제 금융시장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유로존 경제가 역성장에 봉착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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