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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골프텔이 기숙사”... 졸속개교 한전공대, 年 임대료 31억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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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3월 2일 오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입학식 및 비전 선포식에서 폭죽이 터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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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전남 나주에 설립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이하 한전공대)가 교육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개교를 강행해 연간 31억원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공대는 약 12만평에 달하는 규모의 부지에 4층 건물 한 동만 지어놓고 개교했다.

26일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부산 남구갑)은 “졸속 개교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며 한전공대로부터 제출받은 임대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는 연구 및 교육시설 용도 2곳, 사무실 용도 3곳, 기숙사 용도 1곳 등 총 6곳을 임대해 연 31억 1700만원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시설은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이를 고려해 단순 계산하면 한전공대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임대료로 124억 6800만원을 지출해야 한다.

연간 임대료 중 절반 이상인 19억 5000만원을 지급하는 부영주택 소유의 골프텔과 클럽하우스는 학생들이 숙식을 해결하는 기숙사로 사용되고 있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학교까지 공사장을 지나 20분 정도 걸어가거나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학교가 위치한 전남 나주가 아닌 서울에 있는 사무실 2곳에도 연 5600만원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상반기에만 14조 3000억원의 적자를 본 한국전력이 협약에 따라 설립비와 운영비의 64%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36%는 한전의 자회사들이 부담한다.

한전은 올해 946억원을 부담했고 내년에는 1320억원을 출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2031년까지 투입될 비용은 총 1조 6112억원이다.

박수영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서 대선을 앞두고 밀어붙여 졸속 개교한 탓에 국민의 돈이 낭비되고 있다”며, “정권과 진영만을 생각한 포퓰리즘이 국가경제에도 큰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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