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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與, 쌀 45만t 매입한다는데도…野 ‘매입 의무법’ 강행처리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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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 대책으로 정부ㆍ여당이 약 1조원을 들여 역대 최대인 45만t 규모의 쌀을 매입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정부의 ‘쌀 의무 매입’을 골자로 하는 양곡처리법 강행 처리 방침을 고수했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여전히 ‘미봉책’이란 이유에서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법안은 한해 쌀 생산량이 예상 수요량의 3% 이상이거나 쌀 가격이 전년보다 5% 넘게 떨어지면 정부가 의무적으로 초과 생산된 쌀을 매입하게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정부는 이 법이 공급과잉을 불러오고 재정 부담을 가중한다며 불가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반대하는 법안을 놓고 169석 민주당이 강행 처리 수순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거야(巨野)의 입법 독주”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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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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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대책 해결책 안 돼”…강행 처리 주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발표한 45만t 격리 대책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며 “여전히 정부ㆍ여당의 태도가 크게 진전되지 않는 것 같다. 쌀값 정상화를 위한 제도를 반드시 신속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역시 “쌀값 폭락은 해마다 반복되는 일인데, (정부 대책처럼) 단기적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오늘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식품위원회에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상정ㆍ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소위에서 단독 처리한 데 이어, 상임위에서도 단독 처리하라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신속 처리를 주문하자, 전날 “물량만 보면 괜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던 민주당 소속 농해수위 위원들도 법안 처리 의지를 굳혔다. 여야 간 협의가 평행선을 오가면서 오후 3시 열릴 예정이던 농해수위 전체회의도 오후 4시 45분에서야 열렸다. 회의 시작과 함께 의사봉을 잡은 민주당 소속 소병훈 농해수위 위원장은 이 법안을 상정했다.



안조위도 윤미향 카드로 무력화…與 “대통령 거부권 요청”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안조위) 신청으로 맞섰다. 안건조정위는 다수당의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3대3 여야 동수로 위원회를 구성해 최장 90일간 법안을 심의하는 기구다. 농해수위 전체 위원 19명 중 11명이 민주당 소속인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시간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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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병훈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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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안조위 카드가 무력화되는 건 ‘시간 문제’에 그칠 전망이다. 야당 몫 3명 가운데 비교섭단체 조정위원으로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조정위원과 윤 의원을 합치면 4명으로 안조위 의결정족수(3분의 2)를 채우게 된다.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에 있던 분이 비교섭단체 조정위원으로 들어온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윤 의원은 “저는 무소속이 된 지 오래됐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양수 의원은 이날 안건조정위 신청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초과 생산된 쌀을 무조건 사준다는 건 포퓰리즘”이라며 “민주당이 단독 처리하면 대통령한테 거부권 행사를 권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법안을 이 대표가 주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가 여러 사법 절차를 밟는 것이 연일 뉴스 초점이 되다 보니, 다른 쪽에서 분란을 일으켜 회피해보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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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간사가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관련해 여야 합의가 되어있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를 하며 의사일정안을 수거해 갈 것을 요청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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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치면서 “안조위는 30일까지 개의해 해당 안건을 심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당이 이달 중 안조위를 거쳐 상임위에서 법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여야 대치는 더욱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앞서 ▶양곡관리법 ▶기초연금확대법 ▶노란봉투법 등 7개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선 처리할 ‘7대 법안’으로 예고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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