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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서비스원 47%가 비정규직···“좋은 일자리도, 좋은 돌봄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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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돌봄 공공성 확보와 돌봄권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가 지난 6월1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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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아동·노인·장애인 등에 대한 ‘공공 돌봄 체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로 세운 사회서비스원 노동자 절반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해 ‘좋은 돌봄’을 제공하는 데도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사회서비스원 기능 혁신’을 명분으로 다시 민간 위주 체계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 사회서비스원 도입 취지를 아예 허무는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시·도 사회서비스원 세부추진 현황’을 보면, 지난 7월 기준 전체 고용 4059명 중 사회서비스원장·공무원·무기계약직을 제외한 계약직이 1908명으로 47.0%를 차지했다. 지역별 비율을 보면, 세종이 531명 중 438명(82.5%)으로 가장 컸고, 다음은 강원(155명 중 126명·81.3%), 제주(171명 중 132명·77.2%) 등 순이었다. 서울이 512명 중 50명(9.8%)으로 가장 작았다. 사회서비스원 노동자의 직장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52점이었으며, 처우개선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9.6%에 달했다.

일선에서는 ‘돌봄 공공성 강화’란 사회서비스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동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영화 대구사회서비스원 원장은 이날 사회서비스원법(사회서비스 지원 및 사회서비스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 1년을 맞아 국회에서 열린 ‘공공성 중심의 사회서비스원 역할 강화 모색’ 토론회에서 “2019년 3월 ‘좋은 돌봄과 좋은 일자리’를 내세워 출범한 사회서비스원의 지난 3년 반을 돌아보면 결코 좋은 일자리도, 좋은 돌봄도 제공하지 못했다. 그 결과는 끝없는 노사분쟁”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예산 부족으로 정규직을 채용하지 못하고 시간제 근로자로 대체했기 때문”이라며 “당연히 전문성이 떨어지고 민간과의 차별성도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재훈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은 ‘공공인프라 미비→인력 미비→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실장은 “서울·경기 등 지방자치단체가 어느 정도 재정적 역할을 추가로 뒷받침하는 곳을 제외하면 사회서비스 공급자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사회서비스원의 역할과 위상이 되게 애매해지다 보니 대구처럼 기능 조정·통폐합 문제가 생길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구시는사회서비스원과 대구여성가족재단·대구청소년지원재단 등을 통폐합한 기관을 조만간 출범시킬 예정이다. 울산도 통폐합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사회서비스원 제도 개선 대신 기존의 민간업체 중심 돌봄 체계를 도로 강화해 대응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국정과제에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의 다변화’, ‘민간협업 강화 및 서비스 활성화’ 등이 포함된 이유다.

김혜래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자원과장은 “고령화, 맞벌이 가족 증가 등으로 사회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굉장히 빨리 늘고 있고 욕구도 다각화되고 있다. 정부가 이런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가) 직접 제공하는 사회서비스만으로 적절하게 충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좀 있어서 공공의 역할을 충분히 하면서도 이미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공급 주체들의 전문성·창의성도 활용해야 한다는 게 전반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돌봄 공공성 측면에서 사회서비스원의 후퇴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양난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장방식으로 공급되는 사회서비스 영역에서는 수요를 초과한 과당경쟁, 영세한 개인투자에 의존한 낮은 접근성·시설 수준, 수요가 적은 지역에 과소공급 등 문제가 나타난다”며 “지금 우리나라 사회서비스 공급 구조에서 제일 부족한 부분이 공공 부문이며 80% 이상이 민간”이라며 “건강한 경쟁이 서비스 질 향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지자체나 정부 주도 공립기관 등 다양한 공급 주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진석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정부는 근거법 제정 1년도 채 되지 않은 사회서비스원 기능개편안을 올해 안에 만들고, 2023년부터 중앙·시도사회서비스원의 민간지원 기능을 확대하겠다고 국정과제에 명시했다”며 “공공 제공인력, 공공 직접제공 기관을 획기적으로 확충해 사회서비스 공공책임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는 사실상 폐기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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