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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기자도 10초만에 찾았다…카페·노래방에서, 일상에 퍼진 마약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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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낮아진 마약 범죄…SNS로 쉽게 구해

마약 밀수량도 관세청 개청 이래 최대

쿠키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적발된 SNS 마약 판매광고글. 사진=식약처

#25일 오전 6시께 경기 시흥 정왕동의 한 노래방에서 마약을 투약한 베트남 국적 외국인 2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마약 약 0.5g을 압수했다.

#12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마약을 투약한 40대 남성이 다른 손님에게 말을 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다. 이 남성은 빨대를 이용해 버젓이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범죄와 관련한 보도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실제 기자가 직접 SNS를 통해 마약 유통망을 찾았는데 단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26일 기자가 SNS에 마약 관련 은어를 검색하니 관련 글들이 쏟아졌다. 마약 관련 은어 중 하나는 트위터에서 1시간동안 관련 트윗이 300개나 쏟아졌다.

마약 은어가 적힌 게시글엔 텔레그램 아이디가 함께 나와 있는 식이다. 판매자는 텔레그램에 마약류 거래 채널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구매 가능한 마약과 가상화폐를 통해 대금을 치르는 방법, 마약을 받는 방법까지 자세히 적혔다.

또한 거래를 인증하듯 “픽업 성공했다” “상태 아주 좋다” 등의 글과 함께 사진을 첨부한 마약 구매 후기가 올려져 있었다.

SNS 등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마약 구매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마약사범은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검거된 마약 사범은 4만9850명이다. 이중 21.6%(1만772명)은 인터넷을 통해 마약을 거래했다. 2018년 1516명(18.7%)였던 온라인 거래 마약사범은 2021년 2545명(24.0%)까지 늘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인터넷에서 마약 거래를 하다 검거된 마약사범은 1994명(23.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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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으로 마약 밀반입을 시도하다 적발된 사례. 사진=국세청

SNS에서 손쉽게 마약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소셜미디어 문화에 익숙한 청소년 마약사범 역시 크게 늘었다. 10대 마약사범은 2019년 164명, 2020년 241명, 2021년 309명이었다. 올해 1~8월 검거된 10대 마약사범은 227명으로 9~12월 수치를 합하면 작년 마약사범 숫자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10대의 경우 ‘OO약’이라고 불리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불법으로 처방받아 유통하거나 투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최근 경찰과 검찰이 마약 범죄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섰음에도 마약 판매자들은 여전히 온라인 공간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모습이다. 식약처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합동으로 마약류를 판매·광고하는 누리집에 대해 점검한 결과 올해 1~8월 총 4124건을 적발했다.

마약 밀수 자체가 점점 지능화되고 조직하면서 크게 늘어난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5년간 적발된 마약류 밀수량은 2264kg으로 집계됐다. 관세청 개청 이래 최대치다.

또한 관세당국은 태국과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합동 작전을 통해 약 392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고 23만명을 중독시킬 수 있는 양의 불법 마약류 밀반입 시도 35건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믹스커피 봉지와 초콜릿 박스에 마약을 유통한 사례도 나왔다.

식약처 관계자는 “마약류를 오남용하면 뇌·중추신경계가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고 의존성, 통제 장애, 사회성 장애, 신경 조직망 손상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게 되는 등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불법 마약류를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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