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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 1필지·택지 환수' 등 벌떼입찰 근절 나섰지만…실효성 의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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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공공택지 벌떼입찰 근절 대책’ 발표

기업 당 한 회사만 허용…"중견건설사, 다 도산하라는 것" 반발

페이퍼컴퍼니 입찰 기소되면 택지 회수…최장 6게월 영업정지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국토교통부가 공공택지 벌떼 입찰에 칼을 빼들었다. 페이퍼컴퍼니(서류 회사) 계열사까지 동원해 택지를 낙찰받은 건설사엔 택지를 회수하기로 했다. 규제지역 공공택지는 기업집단당 한 회사만 입찰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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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벌떼입찰로 택지를 편법 낙찰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위례신도시 건설 당시 모습.(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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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건설업계에 고강도 사정을 예고한 가운데 이번대책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중견건설사들은 일감이 끊길 수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고 부동산업계와 법조계에서도 국토부가 제시한 부당이익을 어떻게 정하고 이를 환수할 수 있을지를 두고 쟁점화할 수 있다고 했다. 법정 다툼으로 간다면 대책 자체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택지 당첨 후 직접 개발 안 하면 토지 회수

국토부는 26일 ‘공공택지 벌떼입찰 근절 대책’을 내놨다. 벌떼입찰이란 택지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계열사를 입찰에 동원하는 행위를 말한다. 국회 등에선 소수 건설사가 편법 벌떼입찰로 개발이익을 독점한다고 비판해 왔다. 일부는 벌떼입찰에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했다는 의심까지 받는다.

국토부는 그간에도 공공택지 공급 제도를 강화해왔다. 2015년 공공택지 낙찰 후 2년 이내 전매를 금지한 데 이어 지난 2020년엔 계열사 간 택지 전매도 제한했다. 그럼에도 제도 허점을 이용한 벌떼 입찰이 이어졌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업체가 비정상적인 편법 입찰을 계속 진행하고 있어 획기적 대책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1사1필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부동산 규제지역과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300가구 이상 지을 수 있는 공공택지는 기업집단당 회사 한 곳만 입찰할 수 있다. 계열사를 동원한 벌떼입찰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국토부는 1사1필지 제도를 다음 달부터 3년간 시행하고 확대 여부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공공택지 공급자는 택지 당첨업체 선정 후 의무적으로 해당 업체가 페이퍼컴퍼니인지 확인해야 한다. 당첨업체가 택지를 직접 개발하지 않으면 택지 공급 계약을 해지하고 3년간 공공택지 입찰을 제한한다. 무자격자가 택지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주택건설사업자 등록증을 대여하면 대여자는 물론 차용자와 알선자, 공모자까지 모두 처벌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벌떼입찰이 이뤄졌다는 의심을 받는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내 아파트 단지를 찾아 “3기 신도시 등 앞으로 대규모 공공택지에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실력 있는 업체가 참여할 기회를 확대해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건설사 브랜드가 다양해지고 더욱 특색있는 아파트 공급을 할 수 있게 돼 소비자 만족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사1필지’ 반기는 대형사, 날벼락 중견사

이번 조치에 건설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대형 건설사가 주축이 된 한국주택협회는 그간 꾸준히 ‘1사1필지’ 제도 도입을 요구해왔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는 계열사를 만들기 어려워 그동안 벌떼입찰로 상대적 불이익을 당했다”며 “벌떼입찰로 일부 건설사가 공공택지를 싹쓸이하다 보니 시공 품질이 저하되고 소비자 선택권도 침해되는 면이 있었다”고 했다.

반면 중견건설사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1사1필지에 준할 만큼 입찰 제도가 많이 강화됐다”며 “2010년대 초반 주택 시장이 안 좋았을 땐 중견사가 이렇게 해서라도 땅을 확보하지 않으면 존속이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국토부도 이를 용인했던 측면이 있다”고 했다. B건설사 관계자도 “중견 건설사는 다 도산하라는 것 아니냐”며 “중견 건설사는 도급 경쟁력에서 대형 건설사에 밀린다. 불법이 아니라면 어떻게든 택지를 확보해야 회사가 돌아간다”고 했다. 그는 “중견 건설사도 공공택지를 확보할 기회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강도 높은 ‘사정’ 예고

국토부는 강도 높은 ‘사정’을 예고했다. 이번 대책을 마련하기에 앞서 국토부는 과거 3년간(2019~2021년) 공급택지 공급 현황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81개 회사(자회사 포함)가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한 벌떼 입찰로 택지를 낙찰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회사가 이렇게 낙찰받은 필지는 111필지에 이른다. 상위 10개 회사만 해도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42필지를 챙겼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는 현장 점검까지 마친 10개 회사는 이달 중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남은 71개도 조만간 현장 점검을 거쳐 수사 의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경찰에서 혐의가 입증돼 기소되는 건설사는 제재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낙찰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택지는 공급 계약이 해지된다. 제삼자에게 전매했거나 이미 주택 공급이 이뤄진 경우에도 손해배상 청구 등을 통해 ‘부당이득’을 환수한다. 택지·이익 환수 절차와는 별도로 국토부는 페이퍼컴퍼니 혐의 건설사에 최장 6개월에 이르는 영업정지 처분도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할 계획이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그 기간 기존 공사는 수행할 수 있지만 신규 수주를 제한하기 때문에 실적에 타격을 받는다.

문제는 혐의 입증이다. 출자 상황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벌떼 입찰과 달리 페이퍼컴퍼니는 토지 계약 당시 공급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소송 등의 법정 다툼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이후 실제 제재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선 아예 제재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기소만으로 제재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국토부 구상이 엄포에 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국토부는 계열사 직원이 본사에서 급여를 받거나 업무를 지시받는 등 페이퍼컴퍼니 정황을 확보했다며 자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계열사를 동원한 것은 불법이라고 볼 수는 없어서 이번 조치의 실효성은 떨어지지 않을까 한다”며 “택지 부당이익 환수에 대해서도 부당이익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고 말했다.

임상영 법무법인 테오 변호사는 “이미 공급된 택지에 대해서 부당이익 환수가 가능할지 쟁점이 있을 수 있다. 법리상 환수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실제 소송까지 이어지면 환수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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