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한서희 "양현석 협박 사실 말했다" vs 증인 "기억 안나"(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타투데이

양현석. 사진l유용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현석에게 협박당한 사실을 말했다"는 공익신고자 한서희의 주장에 대해 증인은 6년 전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양현석 전 YG 대표가 2016년 가수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한서희에게 진술 번복을 강요했다는 혐의의 이 재판에서 당시 한서희에게 이 얘기를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증인 소환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의 심리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보복협박) 등의 혐의에 대한 10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는 가수 연습생 출신 한씨의 마약 공급책인 최모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최씨는 다른 마약 사건으로 구속 수감돼 재판 받는 중에 이날 재판에 나섰다.

법정에 들어선 최씨는 “증인 선서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했다. 그는 "6년 전 사건이다. 1년 전 일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6년 전 일에 대해 기억이 나겠나. 제 증언으로 누군가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증인 선서를 하지 않겠다"라고 이유를 들었다.

재판장은 "선서하지 않겠다는 것은 법적절차를 위반하는 것이라 적절치 않다. 본인과 친족의 형사처분과 관련된 것은 이야기하지 않을 수 있다. 명확히 기억나는 것만 이야기하면 된다. 증언을 거부할 수는 있지만, 선서를 안 할 권리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씨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거짓말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한다”라고 증인 선서를 했지만, 검찰의 신문 대부분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 "정확히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최씨는 수원지검 강력부에서 한씨를 만난 것은 맞지만, 상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출정 기록으로 미루어 봤을 때 두 사람이 만난 날은 2016년 8월 24일로 추정된다.

검찰은 최씨가 양현석 사건과 관련해 경찰, 검찰에서 조사받은 3회의 문답 내용을 보여주며 "증인이 '수원지검에서 한씨가 양현석이 비아이 마약 사실과 관련해 진술을 바꾸라고 했다'라고 했다는 진술조서가 있다. 그런 진술을 했던 것이 기억나냐"라고 여러 차례 물었지만 모든 진술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서 최씨는 아예 그날 한씨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했다.

최씨는 "생각해 봤는데 수원지검에서 한씨와 둘이 있었던 적은 없다. 제가 구속 상태인데 교도관이나 수사관이 없이 불구속 상태인 한씨와 둘이 있는 것이 말이 안 되지 않나. 한씨가 저 때문에 잡혀서 적대적 관계이고, 공범 관계인데 둘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변호인은 한씨의 공익제보가 언론에 보도된 후, 최씨가 양현석에게 서신을 보냈다고 경찰 및 검찰에서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도 짚었다. 조서를 보면, 3차례 진행된 조사에서 최씨는 "'비아이 때문에 경찰에서 조사가 들어왔는데 어떤 식으로 진술하냐'라고 양현석에 2차례 등기 우편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씨는 이날 "전 비아이가 누군지도 모른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서신을 보낸 것 같기는 하다. 사실 기억이 잘 안 난다. 양현석도 누군지 모른다"라고 했다.

"모르는 사람한테 서신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는 않지 않나"는 변호인의 지적에 "저도 이해가 안 간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 2019년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기분이 업다운 된다'라고 이야기한 것과 관련, 지금도 약을 복용하고 있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최씨는 “오래 전부터 복용했고, 지금도 복용하고 있다. 기분이 업다운되고 갑자기 화가 나는 증상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냐는 재판장의 말에 최씨는 “할 말이 없다. 저는 이 자리에서 진실만 이야기했고,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라고 마무리했다.

오는 27일 공판에는 한씨가 "양현석에게 협박당했다"고 말했다는 연예매체 디스패치 기자 A씨가 증인으로 나선다. 디스패치는 한씨의 공익제보를 최초로 기사화했다.

이날 검찰과 양현석 변호인(이하 변호인)은 A씨의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

한씨는 지난 8월 열린 8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서 “디스패치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취재를 위해) 저와 대화를 나눴던 것을 녹음했는데, 그 녹음 파일에 그 말(양현석에게 협박 당했다)한 것이 저장돼 있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한씨의 신빙성 확보를 위해 A씨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이 맞다고 했고, 변호인은 녹음파일 만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검찰에서 진술 조사를 받은 사람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장은 “A씨가 검찰에서 진술조사를 먼저 받은 것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다. 다만 녹취록이 있다고 하니 이것을 확인해야 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며 "녹취록 속에 의미가 불명확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녹취록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물어보는 정도로만 신문을 진행하겠다”라고 정리했다.

스타투데이

양현석. 사진l유용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현석은 2016년 발생한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공급책이던 한씨를 불러 회유, 협박하고 진술을 번복할 것을 요구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한씨가 2019년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제보해 알려졌으며, 양현석 측은 한씨를 만난 적은 있으나 협박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3차 공판에서 한씨는 경찰 조사에서 비아이의 마약 혐의를 밝힌 뒤, YG 사옥에 불려가 양현석을 만났다며 “내 가수가 경찰서 가는 게 싫다. 그러니까 진술을 번복해라. 연예계에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번복하면 사례하고 변호사도 섭외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2시간 정도 대화를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비아이는 지난해 9월 대마초와 마약의 일종인 LSD를 사들이고 이를 일부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한편 한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수감돼 세 번째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16년 YG 소속 그룹 빅뱅 탑과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2017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필로폰을 투약해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형이 확정됐다. 세 번째 마약 투약은 두 번째 재판 진행 중에 이뤄졌으며, 한씨는 지난 23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