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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백악관 “핵 사용 땐 러시아에 재앙적 결과, 크렘린에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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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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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관해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재앙적 결과”를 경고했다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25일 <시비에스>(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는 핵무기 사용은 러시아에 재앙적 결과를 불러오고, 미국과 우리 동맹들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점에 관해 직접적으로, 비공개적으로, 또 아주 고위급에서 크렘린과 소통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관한 우리의 입장은 분명하고 구체적이다”라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했을 때 어떤 조처를 취할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단호하고 구체적인 대응을 경고하고 있다고 밝힌 점을 보면 매우 강력한 제재 또는 군사적 대응을 언급했을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설리번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전쟁의 다양한 지점에서 핵무기 카드를 흔들어왔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는 “2차대전 후 첫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라는 중대한 심각성 때문에 이를 극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의지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예비군 동원령을 내리고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을 위한 주민투표를 하는 것은 그들이 힘겹게 싸우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도 “러시아는 아직도 위험한 적이며, 엄청난 잔학행위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시비에스>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 언급이 “어제는 엄포였을 수 있지만 지금은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예비군 동원령을 발표하면서 “우리의 영토적 완전성이 위협받는다면 러시아와 러시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분명히 사용하겠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전에도 핵무기 사용 위협으로 인식되는 발언을 한 바 있는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는 “엄포가 아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미국 군·정보 당국은 러시아군이 수세에 몰린 상황이라 푸틴 대통령이 극단적 수단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쪽은 푸틴 대통령이 서구의 무기 지원을 전세 역전의 원인으로 판단하고 폴란드 등 동유럽 미군기지나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중단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로 우크라이나 도시 또는 황무지를 타격하는 시나리오도 고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기존 러시아 영토뿐 아니라 2014년에 병합한 크림반도나 이번 전쟁으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방에 대한 공격을 ‘영토적 완전성’ 침해로 간주해 대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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