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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영화제 예산지원 잇단 중단에 반발 목소리··· "지자체 시혜 아닌 영화계와의 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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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지원 중단 따른 폐지·축소 속에 영화인들 간담회 열어 반대의견 내

서울경제


국내에서 열리는 일부 국제영화제들이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지원 중단으로 잇따라 폐지된 데 대해 영화인들이 모여 반대 목소리를 냈다.

26일 영화계에 따르면 국내 국제영화제 관계자들은 지난 24일 경기 고양시 벨라시타에서 ‘영화제 지원 축소 및 폐지에 따른 영화인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지자체의 일방적 예산지원 중단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영화제의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앞서 강릉국제영화제가 7월 강릉시가 관련 예산을 출산 장려 정책에 사용하겠다며 지원 중단을 통보, 행사를 중단하게 됐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강원도가 지원 중단을 결정하며 폐지됐으며, 부천시 의회에서는 최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폐지 주장과 함께 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지자체 측은 투입한 예산만큼 경제적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이에 대해 신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부천문화재단과 함께 계산한 결과 올해 열린 제24회 영화제까지 부천시에서 지출한 돈은 340억원, 영화제가 창출한 직접 경제효과는 1500억원에서 2000억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에서는 영화제에 돈을 시혜해서 영화인들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아니다. 영화제는 지자체와 영화계의 동업”이라고 주장했다. 방은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경제 논리로 얘기하자면 오히려 저희는 당당하다”며 “리조트밖에 없던 대관령면에 50개 가까운 로컬 파트너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신임 지자체장들이 전임자 흔적 지우기 혹은 새로운 치적 쌓기 목적에서 영화제를 타깃으로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상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시장의 말 한마디, 생각 하나로 영화제 존폐가 이렇게 쉽게 결정된다는 사실에 저는 너무 놀랐다”며 “한국 영화산업은 자본에 잠식돼 다양성 영화나 신진 영화 발굴은 그 속에서 할 수 없다. 영화제를 통해 미래의 감독을 발굴하고 키우는 것조차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작고하신 강수연 선배님이 말씀하셨듯 우리가 돈은 없지만 가오는 있다.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영화제의 위기와 관련해 다음 달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토론 행사를 마련하는 등 지속해서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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