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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대우조선, 제값 받기보다 빠른 매각...'적자 늪 탈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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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하면서 워크아웃 졸업 이후 21년만에 대우조선해양의 주인찾기가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빠른 매각을 강조한만큼 매각 절차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오전에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강 회장은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포함한 대우조선 처리 방향 안건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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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 받고 팔기보단 빠른 매각
앞서 강 회장이 지난 1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빠른 매각이 필요하다"면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경영 주체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대우조선을 구하는 방법"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견됐다.

최근 현대중공업 인수 무산으로 대우조선을 사겠다는 인수후보자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최근 방산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한화그룹이 인수 가능한 후보로 손꼽혀 왔다. 2008년 대우조선 인수전에 참여한 경험과 방산 산업 육성 전략 등을 감안할 때 한화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것이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헐값 매각'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화로의 매각 가격은 2조원대로 알려졌는데 그간 대우조선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4조2000억원(산업은행 자금 2조6000억 원)에 달한다. 과거 대우조선 노조는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며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을 반대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한계기업 구조조정에 있어서 가격보다는 속도가 중요함을 강조해왔다. 그는 "대주주 책임 우선, 이해관계자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이 그동안 산은의 구조조정 원칙이었는데 여기에 추가로 바로 매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매각가격 문제로 시간 끄는 것보다 유연하게 해서 빨리 진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헐값 매각 논란에도 빠른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적자 늪 탈출' 과제, 노조와 충돌할 수도
인수 후에도 대우조선의 정상화는 첩첩산중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올 상반기 66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700%대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선박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대우조선도 향후 3년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했으나 인도 시점까지 수년이 걸려 단기간에 수익이 발생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앞으로도 얼마간은 적자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노조의 반발도 예상된다. 회사의 적자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부터 대우조선 하청노조가 51일간 파업하며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조선해양과 인수합병 당시에도 노조와 지역 사회의 반대에 부딪쳤다. 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고 이럴 경우 노조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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