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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전세금보증 못 받을라"…전세보증 사고액 4년간 117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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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올 들어 주택시장이 싸늘하게 식으면서 전세 세입자들의 불안이 커진 것이 주된 이유로 임대보증보험 가입이 늘고있다. 임대보증보험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지불하지 않을 때 HUG가 보증금을 대신 지불하고 집주인에게 돈을 돌려받는 제도다.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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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악덕 임대인이 저지른 전세보증금반환 사기 사건이 166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금액도 3500억원을 웃돌았다. 4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17배 증가했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일준 의원(국민의힘)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금액은 지난해 3513억원으로 2018년 30억원 대비 117배로 늘었다.

HUG는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준 사례가 3건 이상이면서 그 액수가 2억원 이상이거나 연락 두절 등으로 상환 의지가 없는 임대인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분류한다.

2018년 30억원(15건)이던 악덕 임대인의 보증사고액은 2019년 494억원(256건), 2020년 1842억원(933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3513억원(1663건), 올해는 1∼7월까지는 1938억원(891건)으로 급증했다.

사고는 아파트보다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에서 주로 발생했다. 아파트·오피스텔 사고액은 2018년 21억원(10건)에서 2019년 88억원(52건), 2020년 387억원(219건), 2021년 661억원(380건)인데 비해, 같은 기간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은 9억원(5건)→2019년 405억원(203건)→2020년 1433억원(704건)→2021년 2332억원(1072건)으로 빠르게 늘었다. 2020년 집값 급등기 편승해 빌라·다세대주택 등에서 매매가격보다 높은 금액에 전세를 놓고 잠적해버리는 집주인이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7월 말 기준 HUG에 등록된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총 203명(개인 179명·법인 24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일으킨 전세보증 사고는 3761건이며, 돌려주지 않은 누적 전세보증금도 총 7824억원에 이른다.

피해자 20~30세대인 청년이나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령별 피해 현황은 10대 1건(4억원), 20대 788건(1601억원), 30대 2019건(4204억원), 40대 590건(1240억원), 50대 229건(505억원), 60~90대 114건(249억원), 법인 20건(21억원)이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합동 특별단속을 벌여 전세사기 의심사례 총 1만3961건을 경찰청에 전달했다. 이 가운데 HUG가 먼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대위변제한 이후에도 채무를 장기간 상환하지 않고 있는 집중관리 채무자 정보도 3353건에 달했다.

한편, 전세보증 사고 증가에 따른 대위변제액 증가로 HUG의 '전세금 반환 보증' 가입도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HUG가 유경준 의원실(국민의힘)에 제출한 '공사 보증배수 현황 및 추정치' 자료를 보면, 2024년 재정건정성을 나타내는 보증 운용배수가 64.6배로 예상됐다. 현행 주택도시기금법은 공사의 총액 한도를 자기자본의 60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할 수 있다. 60배를 초과하는 경우 공사는 어떠한 보증상품도 공급할 수 없게 된다.

앞서 정부는 전세 사기 피해 방지방안으로 보증료 부담 등으로 가입률이 18%에 불과한 전세금 반환보증제도의 가입 확대를 위해 보증료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 전세보증사고 급증으로 HUG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가입자 수가 늘어나게 되면 재정 악화가 더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HUG의 보증사고 금액은 2017년 74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매년 급격히 늘어나 작년에는 이 금액이 5800억원으로 치솟았다. 올해 8월 기준으로도 5400억원 가량의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HUG는 2017년 132억원 가량의 보증수익을 실현했지만, 2018년부터는 보증손실이 급격히 증가해 최근 6년간 7200억원의 보증손실이 나타났다. 2019년 9월 기준 524%였던 HUG의 지급여력비율은 불과 1년도 안 돼 216%까지 떨어지며 반토막 난 상황이다.

유경준 의원은 "전세 사기에서 국민을 직접 구제하는 수단인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이 중단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HUG에 대한 정부출자를 늘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이후국토교통부에서 반환보증 가입 확대를 위해 보증료 지원을 늘리는 것과 함께 늘어난 전세 보증 수요를 감당할 대안까지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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