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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히잡 미착용' 女 죽음 분노 시위 10일째…41명 사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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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롯한 유럽연합 등 이란 시위대 지지 보내

이란 "美의 '폭동자' 지지 '핵협정 복원'과 모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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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 혼잡해진 도로 위 상황 2022.09.21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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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이란 국민들이 도덕경찰에 구금된 뒤 의문사 한 마흐사 아미니(22)의 죽음에 항의하기 위해 25일(현지시간)로 10일 연속 거리에 나섰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시위를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수백 명의 시위대와 활동가, 언론인 등을 체포했고 그 과정에서 총탄으로 시위대를 강경진압하면서 시위 관련 사망자가 최소 41명으로 늘었다.

국제사회는 이란 국민들이 들고 일어선 것을 지지하는 상황이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등은 이란 도덕경찰에 대한 비판 기사를 내보내는 동시에 시위에 나선 국민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호세인 아미랍돌라히얀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 핵합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미국이 이란 내 '폭동자'들을 지지하고 이란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이같은 행동은 모순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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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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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간 이어진 이란 '아미니 의문사' 소요사태공식집계로 41명 사망

이날 AFP로이터통신 등은 이란 국영TV를 인용해 최근 발생한 시위로 사망자가 4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오슬로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IHR)은 사망자 수가 최소 57명에 이른다고 밝혔지만 정전이 이어지면서 시위가 진행되고 있는 수십 개 지역에서의 사망자 수를 확인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태다.

아미니는 지난 13일 수도 테헤란을 방문했다가 히잡 미착용 혐의로 지하철역 밖에서 종교경찰(도덕경찰)에 체포됐다. 이슬람 율법상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히잡 착용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다.

구금된 지 사흘만인 16일 혼수상태에 빠진 채 숨졌다. 노르웨이 오슬로 기반 비정부단체 이란인권(IHR)은 그가 체포된 이후 머리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경찰의 구타 의혹이 사인으로 거론되면서 이란 민심은 폭발했고 17일부터 테헤란과 제2도시 마슈하드를 시작으로 정부를 향한 규탄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대는 거리에서 "독재자에게 죽음을", "여성, 생명, 자유"를 연호했다. 일부 이란 여성들은 여성에게만 주어진 엄격한 복장 규정에 대한 항의 표시로 히잡에 불을 지피거나 머리를 자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란 당국은 아미니가 구타를 당하지 않았다고 반박, 무력으로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고 나섰다.

앞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경고를 반영하듯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장은 '폭동' 핵심 선동자들에 대해 "관용 없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란 당국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할 것을 우려해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접속을 제한하고 나섰다. 두 앱은 이란 당국이 최근 몇년간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른 플랫폼을 차단한 이후 자국 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란 국민들이 온라인앱과 SNS에서 단절되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의 온라인 이용 권리가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IHR는 서북부 타브리즈에서 모바일 인터넷이 완전히 끊겼다고 밝혔다.

이에 조셉 보렐 유럽연합 외교정책 책임자는 이란이 "시위에 대한 폭력적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인터넷 접속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살해 및 체포된 사람들의 수에 대한 정보와 "마하 아미니 살해"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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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제77차 유엔 총회 참석 차 방문한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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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단호한 조치' 이어가…미국에 '핵협정' 요구 모순된다 비판도

라이시 대통령은 서방 강대국이 자국 문제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데 대해 '이중잣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미국이 '폭동자'들을 지지하면서 이란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 핵협정 복원 요구와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미국 경찰의 살해와 영국 여성 사망 통계를 언급하며 "유럽, 북미 등 서구 전역에서 법 집행기관 및 다른 요원들의 손에 목숨을 잃는 사람들에게 정확히 같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부당한 폭력을 당한 자들, 왜 그들에 대한 후속 조치는 없는가"라며 비난했다.

또 영국과 노르웨이에서 이란 사태에 대해 보도한 것을 두고 이란 정부는 '간섭'이나 '적대적 언론 보도'라고 규탄하며 각국의 대사들을 소환했다.

이에 영국 외무부는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며 "이란의 시위대, 언론인, 자유로이 인터넷을 사용할 권리 등에 대한 탄압을 규탄한다"고 받아쳤다.

노르웨이 특사가 소환된 것은 이란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마수드 가라하니 의회 의장 때문이다. 이란은 가라하니의 '개입주의적 입장'을 설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라하니 의장은 앞선 23일 트위터에 "테헤란에서 태어난 나는 만일 1987년에 부모님이 도망가는 것을 택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목숨을 걸고 거리에서 싸우는 사람들 중 하나였을 것"이라는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이란 측은 미국의 이란 시위대 지지 입장에 대해서는 '핵협정'을 걸고 넘어졌다. 호세인 아미라돌라히언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이란의 폭도들을 지원하는 것은 미-이란 관계에 엄청난 악영향일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간 핵합의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두 국가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억제를 대가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한 2015년 핵합의를 되살리기 위해 협상을 진행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2018년 이란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자 이란도 협정상 조건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최대 규모의 이란 반정부 시위가 수도 테헤란과 제2 도시 마슈하드 등 80개 도시로 확산됐으며, 사망자수가 최소 50명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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