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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독일 숄츠, 우크라 돕는다면서 탱크 안 보내…확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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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숄츠, 탱크 보내달라는 우크라 요청 거듭 무시"

숄츠 "매우 위험한 전쟁"…푸틴 핵 위협 먹혀든 듯

뉴스1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난 2월18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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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면서도 탱크를 보내달라는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

숄츠 총리는 뉴욕타임스(NYT)가 25일자로 공개한 인터뷰에서 왜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지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매우 위험한 전쟁이다(It is a very dangerous war.)"라고 답했다. 확전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뜻이다.

그는 "우리(독일)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면서도 "우리는 러시아와 나토 사이의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는 방식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지 않으면 대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까지만 해도 숄츠 총리는 약 1000억달러 규모의 재무장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분쟁 지역에 대한 무기 수출금지 정책을 뒤집는 과감한 행보를 보여 박수를 받았다.

숄츠 총리는 당시 우크라이나에 매우 효과적인 무기를 대량으로 전달했다면서 독일이 많은 일을 했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독일은 현대식 방공 시스템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7억유로(약 9654억원) 이상의 군사 원조를 약속했고 방사포와 고정밀 대포, 수십 개의 대공포를 보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최근 전장에서 큰 활약을 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 당국이 거듭 요청해 온 레오파드 전차와 마르더 보병 전투차량을 제공하기를 거부했다.

이 때문에 독일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몰아내는 것보다 지금 형성된 전선에서 협상을 통한 해결을 지지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NYT는 숄츠 총리가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길 원한다는 말 대신에 "러시아는 이길 수 없다" 정도의 발언을 하는 데 그쳤다고 언급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독일은) 왜 무기를 공급해줄 수 없는지 합리적인 이유를 대지 못하고 단지 추상적인 두려움을 말하며 변명할 뿐"이라면서 "독일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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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현지시간) 최근 러시아 군의 공격을 격퇴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돌리나 도로에서 병사가 탱크 위에 앉아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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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츠 총리는 NYT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버럭 화를 내며 "사람들이 요구한다고 다 들어주는 게 리더십이 아니다"라며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강해지는 게 리더십이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면서 탱크를 보내달라는 압박을 가중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보내지 않는 사유를 시기별로 다르게 대고 있다.

크리스틴 람프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은 이달 나토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독일이 탱크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에 반박하듯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독일 정부 내에서도 숄츠 총리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집권 사민당의 연정 상대인 자유민주당의 마리 아그네스 스트라크짐머만 국방위원장은 "유럽 전체가 독일이 첫 발을 내딛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뿐 아니라 미국 또한 우크라이나에 정교한 무기 시스템을 보내는 데 주저하고 있다. 장거리 유도 미사일을 보내 달라는 우크라이나 측의 요구를 미국은 지금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이 독일에 먹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클라우디아 마요르 독일 베를린 국제안보연구소 안보정책실장은 NYT 인터뷰에서 "불행히도 핵 공갈이 독일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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