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사설] 야당의 정략적인 한미동맹 흔들기에 묻혀버린 가치외교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간의 해외 순방을 마치고 24일 귀국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환담 후 나온 윤 대통령의 실언이 TV 카메라에 포착돼 보도되면서 외교 성과마저 묻히는 듯해 안타깝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데뷔 무대였던 이번 순방에서 자유와 연대를 강조하며 '가치외교'를 전면에 내세웠다.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우리 측 우려를 전달하고 외환금융시장 안정화 대책도 논의했다. 한일 정상 회동에선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공감대도 확인했다. 정상외교 과정에서 미숙한 점이 노출됐지만, 대통령이 외교 성과를 위해 고군분투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말실수를 트집 잡아 '외교 참사'로 몰아붙이며 한미동맹까지 흔들고 있으니 답답하다. 대통령 발언은 주변 소음이 심해 듣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야당은 "미국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비속어를 썼다"고 하지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1억달러를 글로벌 펀드에 공여하기로 약속했는데 한국의 거대 야당이 승인해주지 않고 날리면 나라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우려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윤 대통령 발언 후 박 장관이 "야당을 잘 설득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했는데 정작 이 답변은 보도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사실관계부터 명확하지 않은 발언을 민주당이 자신들 입맛에 맞는 보도를 근거로 침소봉대해 한미동맹을 이간질하는 것은 국익은 안중에 없는 정략적 행태나 다름없다. 민주당이 IRA 등 한미 현안 해결에 지혜를 모으기보다 대통령 흠집 내기에만 골몰하는 것은 제1당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 때 북한 눈치를 살피며 한미동맹을 뒤흔든 민주당이 이제 와 '한미동맹' 운운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윤 대통령 또한 1억달러 공여를 위해 민주당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거친 발언을 한 것은 지나치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지만, 169석의 민주당은 싫든 좋든 함께 가야 할 국정의 동반자다. 야당과의 상생을 위해 유감 표명은 있어야 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