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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보다 못한 취급 받아”…러시아에 수감됐던 영국인 우크라군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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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에이든 아슬린.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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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군에 입대해 참전했던 영국인 남성이 러시아군에게 포로로 잡혔을 당시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24일(현지 시각) 영국 더선은 최근 러시아군에게서 풀려난 에이든 아슬린(28)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아슬린은 가로 1.2m, 세로 1.8m 크기의 독방에 5개월간 수감됐었다고 한다. 독방에는 바퀴벌레와 이가 가득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슬린은 우크라이나인 약혼자와 2018년부터 우크라이나에 거주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정식 군인 신분으로 참전했다. 그가 러시아군에 투항한 것은 지난 4월. 마리우폴에서 항전하다가 식량과 탄약이 부족해 결국 항복한 것이다. 러시아군은 당시 아슬린을 폭행한 뒤 머리에 후드를 씌우고 구치소로 끌고 갔다고 한다.

아슬린은 독방 안에서 매일 아침 러시아 국가(國歌)를 불러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일 작은 독방에 갇혀 러시아 국가를 듣도록 강요받았다”며 “포로들은 매일 아침 러시아 국가를 불러야 했다. 국가를 부르지 않으면 구타당했다”고 했다. 이유 없는 폭행과 고문도 이어졌다고 한다. 아슬린은 “구치소에서 만난 심문관은 담배를 피우며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내가 ‘모른다’고 답하자 심문관은 ‘나는 당신의 죽음’이라고 답한 뒤 칼로 내 등을 긋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구치소 내부 시설은 매우 열악했다고 한다. 그는 “구치소 안에는 화장실도 없었다”며 “러시아군은 우리에게 (화장실 대신) 빈 병을 사용하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작은 창문으로 외부 공기가 들어와 매우 추웠다”고 했다. 포로들에게는 제대로 된 식음료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한다. 아슬린은 “빵과 물 약간으로 3주를 버텼다”며 “결국에는 러시아군에게 수돗물이라도 달라고 간청했다”고 했다.

러시아군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던 아슬린은 최근 튀르키예(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중재한 포로 교환에 의해 석방됐다. 아슬린은 “이번 석방에 도움을 준 로만 아브라모비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기업가로, 영국 인기 축구팀 첼시 FC의 구단주를 맡기도 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당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졌었지만, 지난 3월 우크라이나에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평화 회담을 진행하는 등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노력해왔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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