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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외교참사’ 논란 회피한 채…대통령실 “우방국과 협력 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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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드러낸 3개국 순방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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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5박7일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이 욕설 파문과 저자세, 빈손 외교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대통령실이 25일 주요 우방국과 자유와 연대를 기반으로 협력을 다진 ‘가치 외교’를 이룬 순방이었다고 자평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욕설 논란이나 저자세 한-일 약식 회담 비판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고, 검토됐던 국가안보실장과 경제수석의 기자 브리핑도 서면 보도자료 배포로 대체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주요 성과’라는 제목의 보도 참고자료를 내어 “윤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변환기 국제문제 해법으로 자유와 연대를 제시했으며 에너지, 기후, 보건 위기, 디지털 격차 문제 해결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며 “‘자유를 위한 국제연대 강화’라는 핵심 기조를 국제사회에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아울러 “첨단산업 분야 7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총 11억5천만달러(약1조6천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2002년 이후 대통령 순방에서 유치한 신고 금액 중 역대 최대 규모다”라며 세일즈 외교를 부각했다.

대통령실은 ‘굴욕 외교’라는 비판이 거센 한-일 약식 회담에 대해서는 “2년9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개최해 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하고, “한일 양국은 외교당국 간 협의 가속화 및 정상 차원의 지속적인 소통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 단체가 한-일 회담에 대한 환영 입장을 발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가장 관심을 모았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미 정상 회동에 관해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북 확장 억제와 관련한 양국의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고 자평했다. 대통령실은 애초 백악관의 한-미 회동 결과 발표에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한-미 정상 간 북한 위협 대응, 인플레 감축법, 경제 에너지 안보 등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48초라는 짧은 회동 시간 동안 두 정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견을 나눴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특히 논란이 일고 있는 윤 대통령의 욕설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참배 불발 논란을 일으켰던 영국 방문에 관해서는 “영국 쪽은 윤 대통령의 국장 참석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의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최상목 경제수석이 직접 하는 ‘순방 성과’ 브리핑을 검토했지만 ‘대외협력비서관실’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는 것에 그쳤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윤 대통령의 욕설 파문과 외교·안보라인 책임론, 저자세 한-일 약식 회담 등에 대한 질의응답에 대한 부담 탓에 직접 브리핑을 접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지에서 충분히 설명했기 때문에 굳이 (직접 브리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도 순방에 대한 따가운 여론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스페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때는 귀국 때 20여분에 걸쳐 직접 기내 기자간담회를 했다. 하지만 이번엔 기내 간담회를 열지 않고, 기자들과 악수만 나눴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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