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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배터리 3社 기술혁신…모듈 없애 주행거리 확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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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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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주요 배터리 업체 간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고체와 리튬황 등 차세대 전지 개발뿐만 아니라 배터리 제조공정 혁신을 놓고 한중 배터리 업체 간 속도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배터리 조립공정에서 모듈 단계를 생략해 공간 효율성을 높이는 '셀투팩(Cell to Pack·CTP)' 기술로 제품 양산에 나선다.

모듈은 외부 충격이나 열, 진동 등에서 셀을 보호하기 위해 배터리 셀 10~20개를 연결해 프레임에 넣는 조립체를 뜻한다. 셀투팩은 모듈을 없애고 팩의 빈 공간에 배터리 셀을 더 장착할 수 있는 만큼 세계적인 배터리 업체들이 주목하는 공정 기술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패키징은 일반적으로 '배터리 셀→모듈→팩' 순서로 이뤄진다. 우선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등을 알루미늄 케이스에 넣어 배터리 셀을 제작한다.

뒤이어 배터리 셀 10~20개를 직병렬로 연결해 프레임에 담아 배터리 모듈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배터리 팩 8~40개에 각종 제어·보호 시스템을 장착하면 배터리 팩이 완성된다.

업계에서는 셀투팩 기술이 본격화되면 배터리 패키징이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줄어들면서 제품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를 조립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공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릴 뿐 아니라 제조비용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셀투팩 기술을 활용해 원통형 배터리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며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올라섰다.

CATL과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는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찌감치 CTP 기술에 주목했다. CATL은 각형 기반의 LFP 배터리로 이미 CTP 기술을 구현하는 데 성공하면서 내년부터 3세대 CTP 기술을 통해 1회 충전에 1000㎞ 이상 달리는 신형 배터리를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CATL은 신형 배터리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개발 중인 '4680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았다.

BYD 역시 칼날처럼 얇고 긴 배터리 셀을 모듈 없이 팩에 직접 삽입하는 블레이드 배터리를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기존 LFP 제품보다 배터리 팩 공간 활용도가 50% 이상 높다는 게 BYD 측 주장이다.

중국 업체 공세에 한국 배터리 업체도 제조공정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온은 올해 초 셀투팩 기술을 적용해 배터리 팩 내 부품 수를 줄이고 안정성을 강화한 'S팩' 브랜드를 선보였다.

통상 배터리 팩에 화재를 방지하는 부품을 넣으면 셀이 들어갈 공간이 부족해져 에너지 밀도가 낮아지고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반면 SK온은 자체 개발한 배터리 팩 기술로 열 확산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면서도 부품 수를 줄였다. 다만 실제 양산 제품에 이를 적용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도 모듈을 없애 공간 효율을 높인 '모듈리스 팩'을 2015년 처음 공개했다. 2025년까지 셀투팩 기술을 완성하고 2026년부터는 '셀투섀시(Cell to Chassis·CTC)' 기술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셀투섀시란 배터리 모듈은 물론 팩 단위까지 생략하는 공정 혁신 기술로 자동차 섀시(뼈대)에 배터리 셀을 직접 부착하는 방식이다.

중국 CATL 또한 2025년쯤 셀투섀시 배터리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밀도 향상으로 삼원계 배터리 셀 가격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셀투팩처럼 공정 개선을 통해 제조원가를 줄여 배터리 가격을 추가적으로 인하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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