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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미국·중국, 전방위 충돌…대만·우크라·한미훈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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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미국과 중국이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지만 대만·우크라이나 문제 등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한반도 수역에 미 해군 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이 파견된 데 대해 중국 해군이 맞불 훈련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대만 문제에 개입하는 '외부 세력'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최대의 성의와 노력으로 양안(중국-대만)의 평화통일을 실현하기를 원한다"며 "그러나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확고한 결심으로 대만 독립 세력을 타격하고 강력한 조치로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양안관계를 '내정'으로 지칭하며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중국 인민의 반대에 부딪힐 것이고, 통일 대업을 막으려는 어떠한 행위도 역사의 수레바퀴에 의해 부서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 부장은 지난 23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대국, 특히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국제법을 준수하고 유엔의 권위를 지키며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개발도상국을 돕는데 앞장서야 한다"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일부 대국은 사리사욕을 위해 다자주의를 명분으로 일방주의를 실행하고 이른바 규칙을 수호한다는 명목으로 도처에서 소그룹을 만들고 있다"고 미국을 겨냥하기도 했다.

왕 부장은 지난 22~23일 미국·호주·독일 외무장관과 각각 양자회담을 갖기도 했는데, 이 자리에서는 미중 양측이 대만 및 우크라이나 문제를 놓고 날카로운 말을 주고받았다.

양측 발표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3일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한다고 하면서도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지역 및 세계 안보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고 최근 중국의 대만해협 주변지역 무력시위를 간접 겨냥했다.

왕 부장은 이에 대해 "미국은 중·미 3대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과 '하나의 중국' 원칙에 정확하게 복귀하고, 각종 대만 독립·분열 활동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표명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왕 부장은 블링컨 국무장관 면전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며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표명했지만 최근 행동은 그것에 배치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평화적 해결과 대만 독립·분열은 물과 불처럼 서로 어우러질 수 없다"고도 했다.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국이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재강조하며 '만약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이례적 경고를 하기도 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는 최근 다소 미묘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왕 부장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유리한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며 "지금 급선무는 화해를 권유하고 대화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왕 부장은 앞서 지난 22일 유엔 안보리의 우크라이나 문제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각 측은 모두 자제력을 유지하고, 대치를 심화시키는 언행을 피해야 한다"고 했었다.

왕 부장은 다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위기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고 개발도상국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할 것을 호소한다"고 부연했다.

미중 간 대립 국면은 대만해협과 우크라이나 흑토지대를 넘어 한반도 주변 수역에서도 이어졌다.

중국 랴오닝(辽宁)성 해사국은 25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이날 오후 4시부터 10월 2일 오후 4시까지 서해 북부지역에서 "군사 임무"가 실시된다고 예고했다.

랴오닝 해사국이 발표한 '군사 임무' 구역은 랴오둥반도 다롄항과 산둥반도 옌타이항 사이 해역이다. 랴오닝성은 중국의 동북3성 가운데 하나로, 랴오둥·산둥은 한국민들에게는 요동·산동이라는 한국식 한자 독음이 더 친숙할 만큼 한국과 지리적·역사적으로 가까운 곳이다.

중국의 '군사 임무'는 오는 26일부터 나흘간 동해상에서 진행되는 한미연합해군훈련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훈련을 위해 미 해군 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이 지난 23일 부산항으로 입항했다.

미 항모전단의 한반도 수역 전개에 대해, 일부 외신은 대만 문제를 놓고 벌어진 미중 간의 갈등 구도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미 항모강습단장인 마이클 도널리 해군 준장은 부산항 입항 당일인 23일 로널드 레이건함 비행갑판에서 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항모의 한반도 주변 전개는 어떤 도전이나 위협에서도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의지와 헌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부산 방문은 오래 전에 이미 예정된 일정이고, 한미 해군 사이 지속 진행한 여러 연합연습과 작전의 일환"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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