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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조선 선물환 매입·서학개미 자금 유턴 인센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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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상승 억제 조치

파이낸셜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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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가파른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환시장 불안이 커진데 따른 것이다. 정부 조치는 조선사 등 수출기업 선물환 매입과 서학개미 등 민간의 해외 금융자산을 국내로 유턴시키는 인센티브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은행권과 국책은행이 수출기업 선물환 물량을 연말까지 약 80억달러 매입해 국내 외환시장에 추가 공급되게 유도할 계획이다. 2조 달러가 넘는 서학개미 등 민간의 해외 금융자산을 국내로 유입시키기 위한 인센티브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대규모 자본 흐름을 환류시켜 가파른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제동을 걸겠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조치가 효과를 낼 수 있게 외환당국은 민간이 대외금융자산을 팔고 자금을 국내로 유입시킬 경우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할지 고민하고 있다.

■은행권·외평기금으로 선물환 소화


25일 정부와 외환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자 외환시장을 안정화할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은행권 신용한도를 점검하고, 기존 거래 은행이 선물환 매입 한도를 늘리는 방향으로 유도한다. 기존 거래 은행으로 부족할 경우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이 조선사의 신용한도를 확대·흡수한다.

국책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 등으로 조선사 등 수출입업체들 외화자금 수급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 약 80억달러 규모 조선사 선물환매도 물량이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으로 연결되게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는 조선사 선물환 매도 수요를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이 소화할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선다. 또 외평기금을 활용해 선물환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달러 유동성 공급을 통한 환율 하락을 유도하는 것이다.

통상 조선사 등 수출기업은 달러 수출대금을 몇 개월 뒤에 받게 될 경우, 환율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미리 국내 시중은행에 선물환 매도(달러 매도)를 요청하고 거래 환율 등 조건이 합의되면 서로 계약이 체결된다. 이 계약으로 선물환을 매수하게 되는 은행은 당국이 규제하는 외환포지션을 중립으로 맞추기 위해 서울 외환시장에서 현물달러를 그만큼 매도하게 된다. 이처럼 시장에서 달러 매도가 늘면 환율은 하락(원화 가치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

(출처=연합뉴스)


■해외 나간 2조달러 금융자산 유턴 기대


외환당국은 민간이 대외금융자산을 팔고 자금을 국내로 유입시킬 때 어떤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정부가 환류 대상으로 삼은 우리 대외금융자산은 올해 2·4분기 기준 총 2조1235억달러다. 대외금융부채 1조3794억달러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7441억 달러 규모다. 이는 한국의 8월말 기준 외환보유액(4364억 달러)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한국이 보유한 대외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개념이다. 서학개미 등 우리 국민의 해외 금융투자 자산은 그동안 크게 늘었다.

대외금융자산은 2014년 3·4분기 말 기준 흑자 128억 달러에서 8년만에 60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최근 2~3년간 코로나 시국을 맞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로 돈을 풀고 미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서학개미'의 해외 금융투자 수익은 크게 늘었다.

기관들의 대외금융자산도 크게 늘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해외로 향하는 2조 달러 규모의 민간 대외자산을 국내로 환류시킬 제도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환당국은 "외화보유액 외에 민간이 보유한 순대외자산이 현재 7000억 달러를 넘는다"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 상승세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같은 자산이 외환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도록 제도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외환당국은 그동안 외환시장이 출렁일 때 구두개입이나 외화보유액 등으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 외화보유액보다 규모가 큰 대외금융자산이 추가적인 역할을 할 경우 외환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반대로 그동안 대외금융자산은 달러 수요를 높여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수급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역외 환율시장에서 1423원을 돌파했다.

2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역외 원·달러 환율은 1423원을 기록했다. 심리적 마지노선 1400원선을 돌파한 후 빠르게 오르는 양상이다.

지난 22일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400원대를 돌파한 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409.3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말 동안 원·달러 환율이 역외환율 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급등한 것이 원·달러 환율 상승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이 경기 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세금인하 카드를 꺼내들자 달러인덱스 통화 중 하나인 파운드화가 3% 가까이 급락했다. 반대로 달러인덱스는 112.96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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