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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고추 먹다 살아있는 애벌레 '꿈틀'…"트라우마 생겨" vs. "자연스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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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쇼핑몰서 구매한 고추에 '살아있는 애벌레'

소비자 "모르고 삼킬 뻔" VS 생산업체 "자연스러운 일"

아시아경제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 중 특정한 표현과 관련 없음. /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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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구매한 농산물에서 애벌레가 발견된 것을 두고 소비자와 생산업체 간의 의견이 대립하는 모양새다. 소비자는 애벌레를 모르고 삼킬뻔했다며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고, 업체는 농산물에서 벌레가 나오는 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보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A씨는 지난 17일 유명 쇼핑몰에서 산 당조고추에서 살아있는 애벌레를 발견했다. 당을 조절한다는 의미의 당조고추는 탄수화물 흡수를 방해하는 알파글루코시데이스 억제제(AGI) 성분이 있어 혈당 상승을 막아주는 기능성 농산물로 알려졌다.

A씨는 구매한 고추 6봉지 중 5봉지에서 총 5마리의 애벌레가 나오자 생산업체에 전화해 항의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원래 고추 같은 농산물에서 애벌레가 나올 수 있으므로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A씨는 황당해했다. 그는 "사과는커녕 '원래 고추에는 벌레가 있다'고 말하더라"면서 "미안하다고 하면 될 것을 오히려 나에게 따져 화가 풀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추를 먹을 때마다 고추를 갈라서 확인할 수도 없는데 트라우마가 생겨 고추를 못 먹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와 관련해 고추 생산 농장의 대표는 "처음에 (소비자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감정이 격화해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다만 이번 사건에 대한 별도 보상 방안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고추에서 애벌레가 발견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전까지 관련 문제가 제기된 적이 없었을뿐더러 환불이나 보상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고추 애벌레는 고추를 뚫고 들어가 자라기 때문에 고추꽃이 필 때 나비가 알을 낳으면 애벌레가 고추 안에서 자라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막기 위해 일찍부터 농약을 치지만, 소비자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농약을 너무 많이 뿌릴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를 두고 누리꾼 사이에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농산물에서 벌레가 나올 수 있다며 생산업체 측의 의견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상추같이 겉에 보이는 벌레들은 세척 과정에서 제거될 수 있지만, 속에 있는 것들은 재배자나 판매자가 알 방법이 없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복숭아나 밤에서도 벌레 자주 나오는데 그냥 먹는다" "농약 범벅인 채소에는 벌레가 생기지 않겠지만, 오히려 이 제품은 몸에 좋은 유기농 고추라는 것을 인증한 셈"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고추를 먹은 소비자 입장에선 충분히 찝찝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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