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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尹, 이번엔 캐나다 외교성과 홍보 페북에 '팩트' 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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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미국에 이어 캐나다를 방문한 후 정상외교 성과를 홍보하는 글을 SNS에 남겼으나, 이 글에 "캐나다의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AMAT" 등 사실과 다른 표현이 담겨 이를 수정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한-캐나다 정상회담을 마친 후 페이스북에 "저와 트뤼도 총리는 핵심 광물과 공급망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대한민국과 캐나다 기업 간의 핵심 광물 협력 MOU을 체결하고, 캐나다의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AMAT는 용인에 대규모 R&D센터 투자를 결정했다. 이로써 글로벌 Big4 반도체 장비업체의 한국 내 공급망이 완성된 것이다"라고 썼다.

이 글은 한국시간 24일 새벽 5시 45분에 작성됐으나 약 1시간여 후인 7시 8분에 한 차례 수정됐다. 위 글의 "대한민국과 캐나다 기업 간의 핵심 광물 협력 MOU을 체결하고, 캐나다의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AMAT는 용인에 대규모 R&D센터 투자를 결정했다"라는 대목이 "대한민국과 캐나다 기업 간의 핵심 광물 협력 MOU를 체결했다"로 바뀌었다.

이 글은 이후에도 3차례 더 수정됐다. 다만 이후에는 글 내용 수정은 없었고, 문단 간격 조정, 사진 첨부 및 교체 등 소폭 수정만 이뤄졌다.

프레시안

ⓒ윤석열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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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T, 즉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세계 1위인 기업인 것은 맞지만, 이 회사의 본사는 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있다. 캐나다에도 AMAT의 현지법인이 있긴 하나, AMAT캐나다는 2002년 다른 반도체 장비업체인 브룩스 오토메이션(미국)의 캐나다 법인으로 시작해 2007년 AMAT캐나다로 법인명이 변경된 회사로 50인 미만의 주주를 가진 시장 미공개 기업(Non-distributing corporation with 50 or fewer shareholders), 즉 비상장회사다.

AMAT의 한국 투자 관련 성과는 캐나다가 아닌 앞선 순방 장소였던 미국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23일 보도자료에서 "유엔총회 참석 계기로 미국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뉴욕에서 글로벌기업 대표들과 함께 북미지역 투자신고식 및 투자가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며 "이날 투자신고식에서 7개 기업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총 11.5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신고하고, 300여 명 이상의 인력 고용을 통해 첨단기술 연구개발(R&D)과 생산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임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때 투자 신고를 한 7개 기업 가운데 AMAT은 첫머리에 포함돼 있다.

다만 AMAT은 이미 한국에 R&D센터를 건립할 계획을 지난 7월부터 공식화하고 경기도와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해, 윤 대통령의 미국·캐나다 순방을 계기로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볼 수 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지난 7월 6일자 <매일경제> 보도를 보면, 당시 기사에는 "반도체 장비 세계 1위 기업인 미국 AMAT가 경기도에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R&D센터를 건립한다. 이미 경기도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2~4위 기업인 네덜란드 ASML, 미국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의 R&D 시설을 유치해 글로벌 '빅4'가 모두 한국에 R&D 거점을 두게 됐다"는 내용이 있다.

실제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7월 6일 마크 리 AMAT코리아 대표와 서울 신라호텔에서 R&D 센터 투자 MOU를 체결하고, 투자 규모와 시기, 구체적 장소는 추후 공개하기로 했다. '규모·시기·장소'가 윤 대통령의 뉴욕 방문 계기에 '공개'된 셈이다.

위치가 용인으로 결정된 것 역시 "AMAT는 삼성전자 평택 공장 등과 용인 SK 반도체 클러스터를 쉽게 오갈 수 있는 지역에 R&D센터가 건립되기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매일경제, 위 기사)라고 이미 보도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25일 SNS에 쓴 글에서 "AMAT이 캐나다 회사? 3개월 전 결정된 R&D센터 투자계획이 이번 순방 성과?"라며 "대통령실이 캐나다 순방 성과를 부풀리다가 또 다시 헛발질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겸허히 인정하고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며 "더이상 국민을 '쪽팔리게' 만들지 마시라"고 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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