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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미래차 현주소]연말엔 '무인 택시' …현대차, 플랫폼 강화로 '자율주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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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기술 강화 위해 플랫폼 기업과 협력

선박·로봇 등 다양한 활용 가능한 미래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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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똑똑하고 깨끗하게. 앞으로 나올 자동차의 방향성은 이렇게 요약된다. 자동차(自動車)라는 단어 그대로 탈 것 스스로 움직이고,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다니지 않아 배출가스가 없다. 자동차 산업이 대격변기에 있다고 표현하는 건 앞으로 나올 미래 차는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제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복잡해진 전자장치를 효율적으로 제어하고 이동수단끼리 소통케 하는 등 100년 넘게 이어진 자동차 생산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과거와 전혀 다른 이동수단이 되면서 자동차 회사도 차를 만들어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각종 전방산업까지 아우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차량 구매자가 차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차량의 생애 전주기가 어떤지를 파악해야만 완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미래 자동차 개발이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고,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봤다.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2022년 12월 말. 서울 강남에서 송년회를 마친 직장인 김미현 씨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스마트폰의 카카오T앱을 열었다. 김 씨는 지난해 연말 강남에서 택시를 잡기 힘들었던 기억과 함께, 택시 안에서 자유롭게 통화를 하기 위해 자율주행 택시의 배차를 요청했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운전기사가 없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 자율주행 택시가 도착했고, 김 씨는 이 택시를 타고 편안하게 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올해 안에 카카오T로 현대차의 자율주행 택시를 부를 수 있게 된다. 현대차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자율주행 기술이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간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 기업과 전방위적인 협력을 맺어왔다. 특히 네이버·카카오·KT·쏘카 등과도 연계하고 있어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가장 큰 관건인 데이터 축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자율주행 택시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목표는 현대차의 자율주행 서비스 '로보라이드'를 일반 소비자가 카카오T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택시'를 연내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그간 현대차는 다양한 플랫폼 기업과 MOU를 비롯해 공동투자 및 인수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해 왔다. 2019년에는 미국에서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와 합작해 모셔널을 세웠다. 2020년에는 네이버와 MOU를 맺었으며 이듬해에는 로봇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올해 들어서는 협력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3월에는 쏘카와 커넥티드카 운영체제(OS) 연계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8월에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인수했으며 같은 달 KT와 7500억원어치의 지분을 교환하기도 했다. 이달 이뤄진 웨이브와 차량용 OTT 콘텐츠 제휴도 넓게 보면 자율주행 기술 성숙화를 위한 발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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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현대오토에버 사옥에서 자율주행차 ‘로보라이드’ 시범서비스 시승행사가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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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현대차의 로보라이드는 지난달부터 현대차 연구진을 대상으로 강남 일대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현대차는 국토교통부 허가를 얻어 2대의 로보라이드를 테헤란로, 강남대로, 영동대로, 언주로, 남부순환로 등 총 26개 도로 48.8㎞에서 운영 중이다. 자율주행 4단계(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한 고등 자율주행 단계) 기술을 적용해 교통이 혼잡한 강남에서도 가장 짧은 이동 경로를 찾아 차선 변경, 유턴 등 수준 높은 자율주행을 진행한다. 내년에는 도산대로, 압구정로 등 총 32개 도로 76.1㎞로 운행 지역이 넓어질 예정이다. 다만 아직까진 수동 운전이 필요하거나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비상 운전자가 타고 있다.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렸지만,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자율주행을 완성시키 위해서는 몇 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먼저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차세대 통신망(KT), 고객과 연결이 가능한 ▲서비스 플랫폼(쏘카, 카카오, 네이버), ▲인공지능 및 소프트웨어 고도화(모셔널, 포티투닷),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드카(웨이브) 등이 그것이다. 이 모든 것을 현대차 혼자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다양한 기업과 손을 잡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자율주행 고도화 움직임이 향후 미래 먹거리로 꼽히고 있는 드론과 로봇 등에도 활용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내 6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진행 중인 달 탐사 사업에도 현대차가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는 달에 보내는 탐사 자동차 제작을 맡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미 자율주행기술은 이동 수단으로서의 무인이동체(UV: 자율주행 차·항공기·선박 등)뿐만 아니라 국방, 농업, 보안, 수색, 공장 등 여러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며 "특히 안전성, 효율성, 신뢰성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인간(운전자)을 대체하고 있는데 머지않아 자율주행은 우리 삶에 친숙하게 녹아드는 동시에 삶의 질을 높이는데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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