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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양낙규의 Defence Club]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현실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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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근 핵무기 중 가장 강력한 전략핵무기 직접 언급

예비군 동원령 무용지물 될 경우 반전 위해 핵 사용 가능성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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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우크라이나의 대반격으로 수세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핵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이 아니라 ‘특수군사작전’이라고 주장했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서방을 상대로 사실상 확전을 선언한 것이다. 또 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 고비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에서 "새로 편입하기로 한 점령지를 포함해 러시아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전략핵무기를 포함한 어떤 무기든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핵무기는 전략핵과 전술핵으로 나뉜다. 전략핵은 적대국과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도로 사용된다. 한발만 사용해도 대도시 하나를 날릴만한 위력을 갖고 있다. 전략핵을 사용하는 전쟁이 일어난다면 세계 3차대전도 불가피하다. 전략핵을 ‘사용할 수 없는 무기’(unusable weapon)로 부르는 이유이다. 러시아가 전략핵을 언급한 것은 서방 일각에서 상대적으로 위력이 약한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자 더 강력한 무기를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러시아가 핵무기를 언급한 것은 예비군 동원령이 사실상 무용지물로 끝날 수 있다는 판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러시아가 동원령을 발표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예비군 30만 명이 동원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예비군 훈련, 지휘관 병참 지원을 갖춘 새 부대를 만드는 데 몇 달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부분 동원이 전장에 빠른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기적으로 훈련을 받는 예비군은 4000~500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만약 동원령에 러시아 내부가 동요되고 실행에 옮기기 힘들어질 경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6월 2일 서명한 ‘핵 억지력 분야 국가정책 원칙’이라는 문서에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서는 "핵 억지력 분야 국가정책은 방어적 성격을 띠며, 핵 억지력 행사를 위해 충분한 수준의 핵전력을 유지하는 것을 지향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문서는 또 러시아나 그 동맹국들의 영토를 공격하려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한 확실한 정보가 입수됐을 경우, 적이 러시아나 그 동맹국 영토에 핵무기나 다른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했을 경우, 적이 러시아의 아주 중요한 국가 및 군사 시설에 대해 핵 보복 공격을 불가능하게 할 경우, 국가 존립 자체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 재래식 무기를 이용한 공격이 이뤄졌을 경우 등이다.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한 명분은 충분하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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