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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OECD "한국 초산 연령 27년 만에 26→32세… 노동문화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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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20대
주거 비용뿐만 아니라 경력 단절도 문제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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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이 첫째 자녀를 낳는 평균연령이 한 세대도 지나지 않아 26세에서 32세 수준으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미국 등과 비교하면 연령 상승폭이 두 배 이상 크다. 주거·양육 부담뿐 아니라 오랜 시간 일을 해야 하는 상황과 경력단절 역시 문제인 만큼, 노동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2 한국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초산 평균연령은 1993년 26.23세에서 2020년 32.30세로 27년 만에 6.07세 올라갔다. 2010년(30.10세) 처음으로 30대 문턱을 밟은 이후로도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1993→2020년) 미국은 24.4세에서 27.1세로 2.7세, 영국은 25.8세에서 29.1세로 3.3세, 노르웨이는 26.0세에서 29.9세로 3.9세 높아졌다. 한국의 상승폭이 훨씬 큰 셈이다. 일본은 27.2세에서 30.7세로 3.5세 올라갔다. 일본은 2011년 초산 연령이 30대(30.1세)로 넘어왔지만, 2015년부터 6년 연속 30.7세를 기록하면서 일단 상승세가 멈췄다.

2020년 기준 한국의 출생아 수는 27만2,300명으로 사상 최초로 20만 명 대까지 내려앉았고 합계출산율은 OECD 꼴찌인 0.84명이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 평균을 가리킨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60년 6.0명에서 1976년 3.0명, 1983년 2.06명, 2017년 1.05명을 기록했고 2018년 1.0명 선을 깬 뒤 지난해에는 0.81명까지 내려왔다. OECD는 “한국 여성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냉혹한 선택에 직면하면서 출산 등을 미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OECD는 교육과 취업에 있어서는 남녀 간 평등이 진전됐지만, 자녀를 가지는 데 드는 비용이 많다 보니 여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렵고 선택을 강요 받게 된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은 직장생활에서 요구되는 것들이 힘들고 장시간 노동하는 문화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여성의 가사 부담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녀교육이나 주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고 출산·양육에 따른 여성의 경력단절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OECD는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여성들이 가정을 이루는 것을 미루고 출산 자녀 수도 줄인다”면서 무상보육이나 유급 육아휴직 확대 등 출산·양육 관련 대책 마련과 노동문화 등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일자리 매칭이나 공적 지원을 통해 청년층의 실질임금을 올려주면 가정을 꾸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세금이나 사회보장적립금으로 유급 육아휴직을 완벽히 보장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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