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역대급' 이자 폭탄에 영끌족 비명 커졌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매파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금융, 증시, 부동산시장 안갯속에 빠져들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주식, 부동산 가격은 추락하는데 이자는 치솟아 빚내 투자한 개인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미금리차가 확대되고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도 국내시장을 암울하게 하고 있다.

한미 금리인상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국내 주택담보대출, 마이너스통장 이자는 최고 8~10%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인상할 전망이어서 이자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빚투, 영끌 등으로 주식, 부동산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살인적인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무리한 투자보다는 부채다이어트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주택 매수자들은 추가하락을 대비해 매수를 꺼리고 있어 부동산 빙하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미 금리역전…한국 내달 금리인상

23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한국은행도 다음달 0.5%포인트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 해졌다는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2.25~2.5%에서 3.0~3.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내년 4.5%까지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기준금리 기대가 한달새 4% 이상으로 상당 폭 높아졌다진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 금리인상도 예상보다 가팔라 질 것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자이언트스텝으로 금통위가 내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대전시내 아파트단지 모습.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담대 이자 8%, 마통 10% 갈수도"

기준금리 인상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에 시장금리는 더 크게 출렁이고 있다. 연말 주택담보 대출은 8%,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 금리도 10%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B국민 ·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2일 기준 4.38~6.690%였다. 금리 최상단이 6% 중반을 넘어서면서, 조만간 7%를 터치할 것이란 전망이다. 고물가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경기둔화 우려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은행 고정형 주담대 지표금리인 금융채 5년물은 21일 기준 4.460%로 11년 4개월만에 최고치였다. 1년만에 2배 이상 오르는 등 가파를 상승세다.

은행들은 대출자의 원리금 부담 완화를 위해 가산금리 조정으로 금리상승 속도를 억제했지만, 시장금리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2.5%)와 미국(3.00∼3.25%)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예상보다 더 매파적으로 고강도 긴축정책을 시사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원·달러 환율이 22일 13년 6개월만에 장중 1410원을 돌파하는 등 1400원선에서 등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해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1을 넘어서면서 2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기획재정부 등 외환 당국이 구두개입 등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드러냈지만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상승을 막지 못했다.

파이낸셜뉴스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 현황 /그래픽=정기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금 이탈 가속

환율의 가파른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비중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해 외국인 투자자 추가 이탈이 우려되고 있다. 코스피 외국인 시총 비중 30%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었다. 외국인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최근 30%를 간신히 넘고 있다. 이는 2009년 7월 27일 0.37% 이후 13여년 만의 최저치다.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지속적인 매도세로 코스피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3일 전일대비 -1.81% 하락한 2290.00으로 마감하면서 2300선이 무너졌다. 향후 추가하락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26~30일) 코스피지수는 2280~2400포인트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의 파장으로 코스피는 내년 1·4분기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는 2100 아래로 하락할 수 있으며 연말 연초에 낙폭을 키워 20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장기 투자자라면 향후 분할매수를 시도할만한 시기라는 관측도 나온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미국 금리인상 등이 반영되고 매물이 소화되면 증시가 저점을 지날 수 있다"며 "중장기 투자자라면 분할매수로 접근해서 보유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거품론 확산 "언제까지 하락할지…"

금리인상과 윤석열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 기대감으로 부동산시장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8·16 대책')에서 주택 270만가구 공급과 1기 수도권 신도시 재정비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금리인상과 경기부진 등으로 주택시장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8월 기준 아파트 매매가가 서울 -0.45%, 수도권 -0.66%, 전국 -0.51%로 모두 하락폭이 전월보다 2배 넘게 커졌다고 밝혔다. 또 전세금도 마찬가지로 서울 -0.25%, 수도권 -0.62%, 전국 -0.45%를 기록하며 변동 폭이 전월의 2배를 넘어섰다.

일각에선 주택시장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은 2023년 5월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조치가 끝나고 매물이 늘면, 가격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주택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5년간(2018년 7월∼올해 7월) 주택가격은 연평균 4.6% 이상 상승해 거품이 과도하게 끼었다고 밝혔다.

한경연이 전국 200개 아파트단지를 분석한 결과 서울은 현재 시세의 38% 이상, 경기는 58% 이상, 지방은 19% 이상 과대평가됐다는 것이다. 주택가격 거품은 강남-동남권역 40%, 서초구 50%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지역은 58%, 세종 60%로 높은 수준이었다.
#부동산 #부채 #빚투 #이자 #마통 #주담대 #거품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