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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기후위기, 이대론 못 살아...전국서 모인 3만5천명 “미래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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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4기후정의행진’ 서울광장 일대에서

한겨레

24일 오후 시청역 인근 태평로에서 열린 ‘9·24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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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탓하기는 싫지만, 전 세대가 환경문제를 만들어놨잖아요. 저희가 불안정한 미래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서 참가했습니다.”

24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린 ‘기후정의행진’ 곳곳에서는 청소년들을 볼 수 있었다. 전북 무주에 있는 환경 중심 대안학교 푸른꿈고등학교 3학년인 남정수(18)군은 “전교생이 60명인데 50명쯤 참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주 우림중학교 1학년 이혜진(13)양도 같은 반 친구 다섯명과 함께 행진에 참석했다. 혜진양은 “부모님은 ‘너희가 미래의 후손이니, 더 나은 지구를 만들라’며 행사에 다녀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부천여중 반달가슴곰 동아리 김채이(15)·이선희(13)양도 “집회는 처음이라 두근댄다”며 발을 동동거리면서도 자신들이 만든 손팻말을 내보였다.

400여개 단체로 구성된 ‘9월 기후정의행동 조직위원회’는 이날 서울광장 주변 일대에서 ‘9·24 기후정의행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며 화석연료 체제 종식, 모든 불평등 해소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지구 잃고 뇌 약간 고치기’, ‘지구도 녹고 내 마음도 녹고’ 등과 같은 손팻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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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시청역 인근 태평로에서 열린 ‘9·24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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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는 약 3만5천명(주최 쪽 추산)이 모였다. 시청역 7번 출구 인근부터 숭례문 앞까지 ‘기후정의’를 요구하는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3년 전 서울 대학로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으로 열린 집회에 약 5천명(주최 쪽 추산)이 모였지만, 3년 만에 약 3만명 늘어난 것이다. 이날 광주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에 올라온 광주여성민우회 미리내(활동명) 활동가는 “3년 전에 버스 1대로 왔지만 이번에는 3대로 왔다”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본 집회에서는 장애인, 농민, 발전노동자 등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들이 무대에 올라 발언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청소년기후행동 김보림 활동가는 “기후위기는 불평등과 착취의 문제임을 모두가 더 크게 외치고, 국가와 탄소 중독 기업의 구조적 책임이 지워지지 않도록 기후위기의 책임자를 분명히 드러내자”고 말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기후위기가 공론화되고 위기해결을 위한 전 지구적 노력이 시작된 지난 20여년의 경험은 이 문제의 해법을 국가와 정치인들에게만 맡겨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민주노총이 기후재난을 막는 투쟁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기후환경정책도 비판했다. 광주에서 이날 아침 버스를 타고 올라온 초등학교 교사 윤미경(44)씨는 “기후위기가 너무 절실한데 정부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며 “시민들 참여로 작년에 생태전환교육이 개정 교육과정에 포함됐지만, 이번엔 거의 빠지다시피 됐다“고 말했다. 남부발전 삼척 그린파워에서 일하는 최준호씨는 “석탄발전소를 폐지한다고 하는데, 노동자 일자리 대책은 없다”며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기 위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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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시청역 인근 태평로에서 열린 ‘924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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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10분쯤 광화문역과 안국역을 거쳐 다시 숭례문 쪽으로 다시 돌아오는 행진을 시작했다. 도롱뇽 등 대형 조형물을 선두로 총 10대의 버스가 행진을 인솔했다. 참석자들은 “생명파괴 체제 종식”, “정의로운 전환”, “그린워싱 멈추고 기후정의” 등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행진 대열은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여러 사람이 한 장소에서 죽은 듯이 드러누워 항의를 표현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했다. 이 퍼포먼스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기후재난에 항의하고, 앞으로 다가올 우려스런 미래를 상징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참가자들은 처음 본 집회를 진행했던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장소에서 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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