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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스타들의 잇따른 사건·사고

하정우“한국인이 중남미서 마약사업?…그 생경한 이야기에 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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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하정우는 ‘수리남’ 관련 인터뷰를 하기 전 진지하고 엄숙했다. ‘수리남’은 프로포폴 불법투약 사건으로 지난해 9월 벌금형을 선고받은 후의 복귀작이다. 언론시사회에서도 하정우는 이와 관련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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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하신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 말씀을 대면 인터뷰를 통해 말씀 드리고 싶었다. 그동안 조용히 지냈다. 해명이 변명이 될 수도 있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배우 하정우가 아닌 인간 김성훈으로 시간을 보내며 많은 생각도 하고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

하정우는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진지하게 돌아볼수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코로나가 한창때라, 누굴 만날 수도 없었다. 걸으면서 되돌아보며 성찰하려는 시간을 가졌고 성경을 필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수리남’ 이야기로 이어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여기서 하정우는 어릴 때부터 가족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해온 민간인으로 큰 돈을 벌 기회를 찾아 나선 낯선 땅 수리남에서 친구와 함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주인공 강인구로 분했다. 하정우의 연기는 한마디로 유연하며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8년전 시나리오를 봤는데 한인이 중남미 국가에 들어가 마약 비즈니스를 한다는 게 참신했다. ‘수리남’은 그런 독특함에서 시작했다. 목사 설정은 영화적인 구성이다. 홍어 수산업자가 언더커버로 수리남에 들어간다는 게 독특한 시청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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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1년 후배인 윤종빈 감독과는 스스럼 없는 사이다. 작품도 꽤 많이 했다. ‘수리남’ 트리트먼트도 하정우가 먼저 발견해 윤종빈 감독에게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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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감독과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품었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공유하는 사이다. 충무로에서 좋은 감독으로 잘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하다.”

하정우는 윤종빈 감독과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기도 한다. 누구보다 하정우를 많이 찍어봐 어떤 표정이 진짜인지를 잘 안다. 윤 감독은 하정우에게서 만든 표정이 아니라 진짜 웃음과 진짜 빡친 표정을 이끌어냈다.

‘수리남’은 수리남 현지 로케이션 대신 도미니카 공화국과 제주 등 국내에서 촬영됐다. 귀에 쏙 들어오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하정우가 수리남에서 마약거래 누명을 쓰고 현지 교도소에 갇히면서, 교도소 촬영분의 비중이 높아졌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실제 교도소에서 실제 죄수들 200명과 함께 교도소 신을 5회차 찍었다. 모두 모범수를 뽑았다고 들었다. 그들의 출연료는 영치금으로 40달러를 지불했다. 촬영시 긴장해 옆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교도소에 촬영하러 들어갈 때에는 소지품을 다 빼놓아야 했다. 실제 교도소라서 그런지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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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하정우는 도망가는 사이비 목사 전요환(황정민)을 잡느라 현지의 물속 대결을 벌이는 액션 연기도 만만치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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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는 물속에 들어가면 피라니아가 많이 사는 줄 알았다. 예방주사를 맞고 3일동안 기생충 약도 먹었다. 물속에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얼굴에 피와 상처 분장을 매번 다시해야 했다. 정민 형과의 물속 촬영이 끝났을 때에는 마치 도미니카를 탈출한 것처럼 후련했다.”

하정우는 강인구를 K-가장의 전형이라고 하자 “특별한 사람들속의 소소한 인물인데 어려움에 처하면서 부성애는 저절로 드러난다”면서 “윤 감독이 아이를 길러본 경험자라 잘 묘사하더라. 이 부분은 철저하게 감독에게 기댔다. 강인구가 살기위해 가족을 책임지고, 교도소에 있는 와중에도 아내에게 변호사 비용이 비싸니까 전세금을 빼지말라고 하고, 아이 성적을 챙기는 모습은 나도 공감이 됐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창작 욕구가 많은 배우다. ‘수리남’의 트리트먼트가 그의 눈에 먼저 띈 것도 우연만은 아니다. 그는 “외국의 코리아타운 안의 사람 이야기를 하고싶어 트리트먼트를 쓰다가 만 적도 있다”면서 “LA 코리아 타운은 한국 사람도 아니고, 미국 사람도 아닌 사람들이 섞여사는 게 흥미로웠다. 80년대 넘어간 사람은 80년대 생활을 하고 있다. 90년대 넘어간 사람은 90년대식 생활을 하고. 세계에서 한국음식을 제일 잘하는 데가 LA 코리아타운이더라”고 말했다.

하정우는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 이야기를 하자 “‘수리남’이 ‘오징어 게임’ 만큼 글로벌한 소재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영광을 누릴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황동혁, 이정재 수상 뉴스를 보면서 그 속에 ‘수리남’ 얼굴을 넣어봤다”고 말하며 웃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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