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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친윤 VS 비윤’ 구도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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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김기현·안철수·윤상현 vs '비윤' 유승민·조경태 거론

세계일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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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예정된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이 친윤(친윤석열)대 비윤(비윤석열) 구도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당 주류를 점하고 있는 친윤계가 건재함에도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윤계의 지지를 받은 주호영 원내대표를 상대로 비윤계 이용호 의원이 의외로 선전하면서 비윤계의 응집이 차기 당권 구도에서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당초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은 친윤 진영의 4선의 김기현 의원(왼쪽 사진)과 3선의 안철수 의원(가운데 사진) 간 대립 구도였다. 하지만 최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2선 후퇴 선언 이후 ‘신윤핵관’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4선의 윤상현 의원이 차기 당권주자로 떠올랐다. 앞서 원내대표 경선 후보로도 거론된 윤 의원이 불출마 뜻을 밝힌 것을 두고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반면 비윤계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유승민 전 의원(오른쪽 사진)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대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며 비윤계 선두주자로 나선 양상이다. 지난 지방선거 경기 지사 선거에서 패한 뒤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유 전 의원은 친윤계와 싸우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를 응원하는 한편 윤 대통령과도 각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출신으로 부산 사하을 지역구인 5선의 조경태 의원이 당권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와 행보는 친윤과 비윤의 차이점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날 유 전 의원이 던진 발언에 대한 친윤계의 반발은 이들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다.

유 전 의원은 순방중인 윤 대통령의 발언 논란을 불거지자 "대통령님 정신 차리십시오. 부끄러움은 정녕 국민들의 몫인가요"라며 "정말 X팔린 건 국민들"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나토 방문은 온갖 구설만 남기고, 한국까지 온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은 패싱하고, 영국 여왕 조문하러 가서 조문도 못 하고, 유엔 연설은 핵심은 다 빼먹고, 예고된 한미 정상회담은 하지도 못하고, 한일 정상회담은 그렇게 할 거 왜 했는지 모르겠고, 마침내 카메라 앞에서 '이 XX들 X 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 같은 행보는 야권의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을 보호하기 보다는 비판을 통해 자신이 '비윤'임을 강조한 동시에 비윤계의 결집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김기현 의원은 "이런 자극적 표현은 자기 얼굴에 침 뱉기일 뿐"이라며 "우리 당 내에서 과도한 비난과 폄훼를 쏟아내는 것은 함께 하고 있는 정치인으로서 도의에 맞지 않다"고 유 전 의원을 직격했다.

윤상현 의원도 "정말 유 전 의원께서 직접 쓴 글이 맞는가. 믿을 수 없다"고 겨냥한 뒤 "윤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공격이 도를 넘어 국익을 해치고 있다. 비판하더라도 넘지 말아야 할 금도가 있다"며 윤 대통령을 감쌌다.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겪고 있지만 취임 초인 만큼 당심은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의 향방'에 달려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그럼에도 친윤 대 비윤 경쟁구도가 나타나는 것은 최근 당내 상황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윤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윤핵관 권성동 의원이 압승하는 등 당은 친윤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최근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가 구성된 것 역시 윤심의 건재함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하지만 윤핵관과 이준석 전 대표의 갈등이 장기화하는 과정에서 친윤계를 향한 당내 반발 분위기는 조금씩 커지는 모습이다.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권성동 의원의 지원을 받은 주 원내대표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투표결과 이용호 의원이 106표 중 42표를 받아 선전하면서 친윤계를 향한 경고메시지가 나온 것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입당한지 1년도 안된 호남 재선 출신인 이 의원에 선전한 배경에는 친윤계 또는 윤핵관에 대한 의원들의 거부감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내년초 당대표 선거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반영되면서 '친윤 대 비윤 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유 전 의원이 원외인사라는 점에서 비윤계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많다. 유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력 당권주자로 분류되지만, 중도와 진보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난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은 '당원투표 70%, 일반여론조사 30%'를 반영해 당 대표를 선출, 당심은 당권의 향방을 가를 핵심 요소가 됐다. 주요 당권 주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하며 '보수' 색채를 강화하고, 보수텃밭인 영남권을 연일 공략하는 이유도 이같이 복잡한 당내 상황에 따른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비대위에 대한 가처분신청과 이 전 대표 징계 등은 향후 당권경쟁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비대위 가처분이 받아들여질 경우 당 혼란 가중에 따른 친윤계 비판 여론이 일어 비윤계가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가처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 혼란 책임이 이 전 대표를 비롯한 비윤계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당심과 민심을 얻으려는 당권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김 의원은 오는 30일 대구시당을 찾아 당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한다. 안 의원은 지난 21일 대구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 부산을 찾아 영남권 공략에 나섰다. 윤 의원은 28일, 유 전 의원은 29일 각각 대구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진행한다. 조 의원은 4일 이 전 대표 징계 및 비대위 출범에 반대하는 당원 모임인 국바세(국민의힘 바로 세우기) 토크콘서트에 참석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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