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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체성분 검사 1위…해외 인기 업고 이익률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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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하러 병원에 가면 한 번에 체중이며 체성분 검사를 할 수 있는 기기에 오르고는 한다. 양손에 손잡이 모양 기기를 잡고 서 있기만 했는데 체지방이 얼마인지, 체중 대비 비만도는 얼마나 되는지 등 짧은 시간 내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전문 의료기관에서만 볼 수 있던 이 기기는 요즘 필라테스, 헬스장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른바 국민 건강 체성분 검사 기기다.

이런 신박한 기기를 누가 만들었을까. 상장사 인바디다.

독보적인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에 힘입어 인바디는 이익률 면에서도 알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378억원, 영업이익은 358억원에 달한다. 올해 실적은 더욱 기대할 만하다. 이미 상반기에 매출액 780억원, 영업이익 21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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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미 인바디 대표. (인바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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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바디 어떤 회사?

▷차기철 회장이 유학 시절 개발

인바디는 ‘체성분 검사=인바디 검사’라는 인식을 만들어낸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이다. 원래 사명은 바이오스페이스였다. 차기철 회장이 1996년에 창업했다.

체성분 검사기 사업은 차 회장이 미국 유학 시절(유타대 박사, 하버드 의대 박사 후 과정), 임피던스 체성분 측정 관련 논문을 읽은 뒤 진행한 작은 프로젝트에서부터 시작됐다. 임피던스 체성분 측정이란 인체에 전류를 흘려보내 전기 전도율과 전류 저항치로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당시 차 회장은 임피던스 체성분 측정 논문을 기반으로 본인의 생각을 더해 고도화된 체성분 분석기를 고안했다. 그가 만든 분석기는 호평을 받았다. 그길로 사업화의 길을 걸었다. 브랜드도 ‘인바디’로 설정했는데 인기를 얻자 2014년 사명마저 인바디로 바꿨다.

인바디의 주력 제품으로는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와 체수분 측정기, 혈압계, 신장계 등이 있다. 그 밖에 낙상 위험 예방 시스템 FRA, 건강 증진 시스템 ‘인바디 u-Town’ 등 노년층을 위한 웰니스 의료기기도 선보였다.

최근에는 전문 의료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인바디의 체수분 측정 브랜드 BWA(Body Water Analyzer)가 최근 기초 의학의 주요 의료 장비로 주목받는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BWA2.0은 체액 모니터링, 세포 영양 평가, 근감소증 진단, 비만, 항노화 평가 등 기초 의학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전문 분야에 특화되다 보니 인바디를 이용한 연구 활동 역시 증가 추세다. 9월 기준 인바디를 활용한 논문은 세계적으로 4600여개 이상이다. 일본, 유럽 등 경쟁사들이 유사 기기를 줄줄이 내놓고 있지만 이런 경쟁력 덕분에 인바디가 체성분 분석의 표준으로 통용되는 분위기다. 인바디는 2000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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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왜 높나

▷고부가가치 제품 해외 수출 비중 70%

인바디가 높은 이익률을 낼 수 있는 비결은 크게 3가지다. 고부가가치 제품, 그리고 이를 받아줄 해외 시장 개척, 효율적인 인력 운영으 로 요약된다.

무엇보다 인바디는 판매단가 대비 제조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이라미 인바디 대표는 “원동력은 ‘체성분 분석’이라는 한 분야에 오랜 기간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성장 과정에서 규모를 키우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이 많은 반면, 인바디는 잘하는 분야에서 한 우물만 판 결과 높은 품질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장 1위 사업자로 치고 나가다 보니 인바디가 정한 가격이 시장 가격이 되면서 ‘제값’ 받는 회사로 대우받는 의미다.

이런 고부가가치 상품이 통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한 것도 주효했다. 차기철 회장은 설립 초기부터 영업 관점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이 통할 수 있는 시장 개척에 주목했다. 흔히 헬스장 등에 놓인 저가 시장은 눈여겨보지 않았다. 대신 인바디는 복합 체성분 측정기인 ‘InBody970’ ‘BWA’ 등 높은 사양의 제품을 만들고 대형병원, 건강검진센터, 대학 연구실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개척했다.

해외로 일찌감치 눈을 돌린 사실도 높은 이익률의 근원이다. 인바디 전체 매출 중 70%가 해외 매출에서 발생하는데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인도, 아시아, 멕시코 7곳에 현지 해외법인을 운영하며 현지 대형 병원 등을 적극 공략한 결과다.

회사 관계자는 “약 80여개국에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매년 평균 2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효율적인 인력 운영도 강점이다.

인바디 임직원은 꼭 한 분야 업무만 하는 게 아니라 다방면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입사 때부터 훈련을 받는다. 과제업무제도 정착이 대표적인 예다. 부서별로 일을 하기보다 직원 스스로가 과제를 설정하고 그 과제의 PM(프로젝트 매니저)이 돼 업무를 주도하고 회사는 이를 적극 지원한다. 이를 통해 직원 개인의 성장과 회사 성장을 함께 이룬다는 취지다.

이라미 대표는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인당 부가가치를 높였다. 창업자가 직접 오랜 기간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왔으며, 이런 인재 경영 철학은 각 구성원의 높은 부가가치 창출과 연결됐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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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바디의 체수분 측정기 ‘BWA2.0’. (인바디 제공)


▶약점은 없나

▷가정용 시장 확대는 숙제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하다 보니 반대로 가정용, 보급용 시장에서는 성장이 더디다는 점은 숙제다. 실제 인바디 가정용 제품은 경쟁사 대비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정용 시장에서는 외국계 회사가 점유율 1위를 달린다. 인바디의 가정용 제품 가격은 온라인에서 일반적으로 20만원대인데 경쟁사 제품 가격은 절반가량 가격으로 싸게 책정돼 있는 덕분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런 약점 극복을 위해 내년에 앱에 연동한 가정용 인바디 제품을 적극 내놓겠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다. 이럴 경우 인건비와 연구개발비 상승폭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 이는 이익률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무시 못한다. 이로 인해 플라스틱 사출 자재 가격이 올랐고 해외에서 조달하는 로드셀 같은 일부 자재는 환율 영향까지 겹쳐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분위기다. 당장은 버틸 수 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 국면이 조금 더 지속된다면 인바디 역시 이익률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시장에서 인바디가 체지방, 근육량 등을 측정하는 ‘체성분 분석기’ 회사로만 알려졌다는 점도 극복 과제다.

이라미 대표는 “피트니스, 의료 등 웰니스 라이프를 위한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를 위해 더욱 고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제품을 발전시키고, 국내외 고객을 확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6호 (2022.09.21~2022.09.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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