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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뜀박질'에 한은도 움찔…추가 '빅스텝' 금리인상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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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인사들 향후 금리전망 대폭 상향

연말 연 4.4%…내년말 최종금리 4.6%

현실화 시 한미 금리격차 대폭 확대 우려

한은 '0.25%p 점진인상론' 수정 시사

이창용 총재 "금리예고 전제조건 바뀌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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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이 향후 기준금리 수준 관련 전망을 기존보다 큰 폭으로 상향해 제시하자 한국은행이 줄곧 유지해 온 '0.25%포인트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론'도 '빅스텝(0.5%포인트 인상) 불가피론' 쪽으로 수정되는 기류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벌어질 경우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이창용 "기존 금리예고서 전제조건 바뀌어"…추가 빅스텝 시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연준의 9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직후인 22일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겠다고 한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 회의 후 이 같이 말했다. 어떤 전제조건이 바뀌었는지에 대해선 "연준의 최종 금리가 4%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가 한 달 만에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7월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 조치를 단행한 뒤 여태까지 "금리를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번 발언은 미 연준이 제시한 향후 기준금리 수준이 한은의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에, 격차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라도 기준금리 인상폭을 기존 예고(0.25%포인트 점진적 인상)보다 더 공격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추가 빅스텝 불가피론'으로 해석됐다.

◇ 배경엔 '연준의 매파적 금리전망'…현실화 시 한미 금리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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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가 언급한대로 이날 새벽 공개된 연준 FOMC 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이 담긴 점도표엔 올해 말 금리는 4.4%, 내년 말 최종 금리는 4.6% 수준으로 예측됐다. 지난 6월 점도표에선 각각 3.4%, 3.8%였는데 대폭 상향 조정된 것이다. 점도표대로라면 연준이 올해 2번 남은 FOMC 회의에서 1.25%포인트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린 뒤 내년에도 한 차례 더 0.25%포인트 인상해 한동안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FOMC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굳건하게 결심한 상태"라며 연착륙 확률이 줄어들더라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 같은 최종금리 수준은 시장 예상을 상회할 뿐 아니라, 하반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소멸시키는 것이어서 '매파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통화에서 "시장은 내년엔 기준금리가 인하될 거라고 봤는데, '그럴 일은 없다'는 게 연준의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도 "주요 투자은행들은 수정된 점도표가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한다"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점도표가 현실화 된다면 한은 금통위가 올해 남은 10월, 11월 회의에서 연속으로 '빅스텝' 초강수를 두더라도 연말 한미 기준금리 상단의 격차는 1%포인트에 달한다. 연준이 간밤에도 6월과 7월에 이어 3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으면서 이미 미국의 기준금리(연 3.00~3.25%)는 상단이 우리 기준금리(2.50%)보다 0.75%포인트 높은 상황이다.

◇ 원‧달러 환율, 결국 1400원 돌파…"물가‧금융시장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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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400원을 넘어선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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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400원을 넘어선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
결국 이처럼 한미 금리 격차가 벌어질수록 우리 경제 부담은 가중된다는 점이 이 총재의 입장 변화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대비 낮은 우리 기준 금리 수준은 원화 대비 달러 강세(원‧달러 환율 상승) 현상을 더 심화시켜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큰데다가,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를 부추길 수 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 연구원은 통화에서 "(한미 기준금리 격차와 맞물려)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수입 물가가 자극되는 측면이 크다"면서 "주식시장 같은 경우엔 외국인들이 환차손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주식시장의 약세는 또 원‧달러 환율을 더 올리는 효과로 연결될 수 있어 악순환이 우려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400원선을 돌파해 치솟으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5원 급등한 1409.7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 때는 1413.5원까지 연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종가와 장중 고가 모두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세 영향으로 전날보다 14.90포인트(0.63%) 하락한 2332.31에 마감했다. 지난 14일부터 7거래일 동안 하루 빼고 연속 하락해 이제는 2300선마저 위태롭게 지키고 있는 모양새다.

◇ 가계부채‧경기침체 우려는 한은 금리결정 부담…'딜레마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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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경우 대출 상환 부담, 경기침체 우려가 더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7조 9천억 원에 달한다. 6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가운데 기준금리 변화에 민감한 변동금리형 대출은 78.1%나 된다.

한은은 특히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주택가격 오름세가 누적된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가계 대출규제 강화와 맞물려 주택 매수 심리가 약화되고, 자금 조달 비용도 늘어나는 등 주택가격 하방압력이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에 따라 담보가치 하락, 임대소득 감소 등으로 주택 관련 대출 차주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가계대출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가계 대출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건 주택담보대출이다.

다만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는 외환시장 자체가 흔들리는 걸 막기 위해 우리나라 역시 좀 더 탄력적인 통화정책을 통한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스탠스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며 인상폭 상향이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성 교수는 그러면서 "금리인상과 맞물린 비용증가에 따른 기업들과 가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이를 덜어주기 위한 노력 역시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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