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군용기 총동원…美정치인 방문 다음날 도발 수위 높여
대만 주변 상공 비행하는 중국군 전투기들 |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로 8월 한 달간 대만 해협에 400대가 넘는 군용기를 띄워 대만을 압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만 해협에 투입한 중국 군용기가 950여 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에 가까운 군용기가 한 달간 대만을 상대로 군사훈련을 한 셈이다.
1일 연합뉴스가 대만 국방부 8월 발표 자료를 확인한 결과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어 동쪽으로 이동하거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모두 425대에 달했다.
특히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무력 시위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무력 시위에 동원된 군용기는 Su-30, J-16, J-11 등 중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가 대부분이었다.
언제든 대만을 무력으로 제압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여기에 Y-20 수송기의 변형인 YU-20 공중급유기, KJ-500 조기경보기, WZ-10 공격용 헬기, Y-8 대잠초계기, JH-7 전폭기 등 중국군이 자랑하는 각종 군용기도 수시로 동원됐다.
이번 무력 시위의 가장 큰 특징은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는 도발을 일상화했다는 점이다.
대만 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 조약을 체결한 후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이다. 이후 중국과 대만 사이의 실질적인 경계선으로 여겨왔다.
폭이 좁은 곳은 130㎞에 불과해 중간선을 넘는 것은 군사 충돌의 위험을 높이는 행동으로 간주됐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미국과 대만에서 중국을 자극하는 정치적 움직임이 있더라도 중국 군용기가 ADIZ 서남부 해역에 진입하는 수준이었으나 8월에는 27일 동안 군용기 302대가 중간선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펠로시 의장 방문 직후 중국군의 대만 봉쇄 군사훈련이 진행된 지난 3∼5일에는 사흘 동안 Su-30 전투기 52대를 포함해 군용기 77대가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었다.
이밖에 미국 정치인의 대만 방문 직후 도발을 강화한 점도 특징이다.
펠로시 의장은 물론 에드 마키 상원의원 등 상·하원 의원 일행(14일), 에릭 홀콤 인디애나주 주지사(21일), 더그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30일) 등이 대만을 방문한 다음 날에는 평소보다 많은 군용기를 투입해 무력 시위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리시밍 전 대만군 참모총장은 최근 자신의 저서 출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해협 중간선 무력화야말로 침공의 선행조치"라며 "대만해협 중간선 무력화라는 첫 단계를 진행한 중국이 이제는 군사 공격이라는 무력으로 대만 독립을 통제하려는 두 번째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 중국 '대만포위' 군사훈련 |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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