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문 연재 글 토대로 '역사와 마주하기' 출간
기자회견 하는 박유하 교수 |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2013년 8월 내놓은 책 '제국의 위안부'로 민·형사 소송에 휘말린 박유하(65) 세종대 교수가 31일 신간 '역사와 마주하기'(뿌리와이파리)를 출간했다.
그는 소송 진행 중에도 '제국의 위안부 34곳 삭제판', '제국의 위안부, 지식인을 말한다', '제국의 위안부, 법정에서 1460일', '일본군 위안부, 또 하나의 목소리' 등을 펴낸 바 있다.
박 교수는 책에서 '제국의 위안부' 논란을 언급하며 "'제국의 위안부'는 위안부를 비판한 책이 아니라 운동을 비판한 책"이라며 "일본을 비판하면서도 그들이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소재와 언어를 찾아가며 쓴 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그 책이 과분한 평가를 받은 건 일본인이 듣기 좋은 소리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위안부의 고통과 슬픔을 그들이 내 책을 통해 느껴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국의 위안부'가 위안부 피해자를 비판했다는 주장이 횡행했지만, 연구와 운동의 핵심에 있었던 이들의 나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실상은 그런 것이 아니라 '법적 책임을 부정했다'는 데 있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들의 주장에 이의제기했다는 이유로 한 권의 책을 법정에 가두어두고 8년 동안 비난 혹은 침묵으로 그 상황에 가담해온 이들에 대한 늦었지만, 근원적 물음이자 비판"이라며 "한일관계를 막다른 곳으로 몰고 가 그 영향이 개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현실에 대해 관계자들이 조금이라도 책임 의식을 갖기를 바라면서 썼다"고 덧붙였다.
역사와 마주하기 |
이번 책은 박 교수가 지난해 일본 마이니치신문 인터넷판에 '화해를 위해서 2021'이란 제목으로 1년간 연재한 글을 수정·보완해 지난달 출간한 일본어판을 번역한 것이다.
그는 위안부 문제가 꼬인 원인을 찾기 위해 199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최근 30년의 운동과 연구를 돌아봤다. 위안부 문제와 함께 일본 전범 기업에 의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다루면서 그간 논의의 토대로 여겨져 온 1910년 한일병합과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도 분석했다.
박 교수는 지난 30년간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는 한일 양국이 꾸준히 논의해왔지만, 최종적으로 법적 해결만을 요구하는 '역사의 사법화'로 귀결됐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핵심 관계자들의 주장은 잘 알려지지 않고, 온 국민이 사법부의 판결만 바라보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책 출간을 맞아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책 내용과 비슷한 주장을 폈다. 책 관련 고소·고발 등은 피해자인 할머니들이 아닌 주변인들이 일으킨 소송이며, 책 내용 해석과 관련해 독자의 독해력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씌워진 거라고 주장했다.
268쪽. 1만6천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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