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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여전히 '위안부' 감추고 '강제' 표현 지우고…"일본 집필자도 매우 화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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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난 3월 한일간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내용을 담은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당시 교과서에선 '종군 위안부'나 '강제연행' 등의 표현이 사라졌습니다. 그 후 5개월이 지나 일본과 한국 학자들이 오늘(25일) 한 자리에 모였는데, 일본 학자들조차 이러한 교과서를 만들도록 개입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JTBC

'한일학자들이 진단하는 일본 교과서 한국사 기술' 학술대회가 25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진행됐다.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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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과서 왜곡에…"일본 집필자들도 화 나"

지난 3월 검정을 통과한 일본의 주요 교과서에선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를 '강제 연행'했다는 표현이 사라졌습니다. 대신 '동원'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위안부 관련해선 '종군'이란 표현이 없어지고,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위안부를 언급한 내용이 줄었습니다. 와타나베 미나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 사무국장은 "(교과서에서 위안부 관련 기술이) 상당 부분 없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교과서엔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주장 역시 한층 노골적으로 기술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교과서 집필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일본 학자들은 비판했습니다. 스즈키 토시오 아이들과 교과서전국네트21 사무국장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집필자들은 (자기 의지에 반해 기술할 수밖에 없어서) 매우 화가 나 있다"면서도 "교과서 회사들은 (정부 방침을) 대부분 따를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 일본 정부의 집요한 '역사 수정'

일본 내에 일제강점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 폐기를 요구하는 세력이 있고, 이들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역사를 수정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바바 노부유키 유신회 공동대표는 지난해 12월 중의원 대표 질문에서 "고노담화가 위안부 강제성 등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는 채로 한국 측에 배려한 '허구투성이 작문'"이라며 "이대로 가면 중국과 한국이 외교적 우위에 서야 한다고 하는 역사전에서 무방비 상태로 질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노담화 폐기를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역사 수정주의 세력의 입김도 일본 정부가 직접적으로 교과서 검열에 나서는 배경이 됐습니다.

스즈키 토시오 아이들과 교과서전국네트21 사무국장은 "'종군 위안부'나 '강제'했다는 건 (교과서에서) 없애 버렸다"며 "일본에선 형해화(실질적인 의미 잃고 형식만 남는 형태)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학술회의를 기획한 조윤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만약 독일 검정 역사교과서에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술을 생략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본다면, 일본 교과서 기술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 일본에선 학계를 비롯해 단체 200개 정도가 모여 일본 정부의 교과서 집필 개입에 반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앞으로도 일본 국회 등을 찾아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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