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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일본교과서, ‘위안부·한반도 강제침략’ 숨기고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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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교과서에 나타난 한국사 기술 문제점 분석

동북아역사재단, 25일 한일 학자 학술회의 개최

“일본 학생들, 전시 성폭력 문제 학습 어려워”

“국제적인 연구성과 짓밟은 행위, 국제문제 비화 가능”

헤럴드경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10주년인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소녀상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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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한국과 일본의 학자들이 일본 교과서에 나타난 한국사 기술의 문제점을 분석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동북아역사재단은 25일 ‘2022년도 일본 고등학교 검정교과서의 한국 관련 서술 분석 학술회의’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학술회의는 일본 고교 교과서가 일제강점기 ‘위안부’와 ‘한반도 강제침략’에 대한 서술을 숨기거나 사실을 왜곡 혹은 희석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됐다.

와타나베 미나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 사무국장은 미리 공개된 발표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가 교과서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3년 현대사회와윤리 과목에도 기술됐던 ‘위안부’가 2021년 일본 정부 각의 결정에 따라 일본 교과서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교과서에서는 ‘위안부’ 문제가 왜 전시 성폭력 문제인지 더 이상 다루지 않고 학계 연구성과도 반영되지 않아 일본 학생들은 교과서를 통해 위안부 문제의 구체적인 사실을 배울 수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스즈키 토시오 ‘아이들과 교과서 전국 네트 21’ 대표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종군위안부’와 ‘강제연행’ 용어를 수정하도록 강요한 것은 일본 학계뿐 아니라 국제적인 연구 성과를 짓밟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국병합’이란 용어는 대한제국의 패망과 강제적인 식민지화 실태를 덮기 위해 일본이 만들어낸 용어라는 지적도 나왔다.

가토 게이키 일본 히토쓰바시대학 교수는 “대부분의 교과서가 ‘한국병합’이라고 기술해 식민지의 폭력성이 학생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한국병합은 대한제국의 패망, 강제적인 식민지화의 실태를 덮기 위해 일본이 만들어낸 용어로, 이 같은 용어의 사용은 단순히 교과서 만의 문제가 아닌 일본 역사학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학술회의를 기획한 조윤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일본 교과서 속 역사왜곡이 국제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 연구위원은 “만일 독일 검정 역사교과서에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술을 생략한다든지, 포로나 식민지 점령지 사람들을 강제 동원한 사실을 부정한다든지, 폴란드 침공을 ‘진출’로 표현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느냐”며 “문제가 되는 일본 교과서 기술도 국제사회에서는 통용될 수 없음이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동북아역사재단 관계자는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일본 교과서가 한일 양국의 역사인식 차이를 해소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어떻게 기술돼야 하는지 그 방안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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