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 열린 `유니버설 쿨재팬` 개막 기념식. [사진 =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만화가 일본의 가예(家藝·가장 뛰어난 분야)라는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한국 웹툰이 만화의 본고장 일본에서 인기몰이를 이어가자 일본 유력 언론이 이를 집중 조명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스마트폰용 컬러와 세로읽기 요소를 갖춘 '웹툰' 등을 무기로 한국이 일본 만화 애플리케이션 시장 상위를 점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한국을 "라이벌"로 지칭하며 출판사와 편집자 중심에 가내수공업을 닮은 일본의 만화 제작 시스템이 정보기술(IT)을 최대한 활용해 세계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한국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만화 앱 시장은 꽤 오래전부터 네이버의 '라인망가' 카카오의 '피코마' 2강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모두 한국계 기업들이다. 일본 출판 전문시장 조사회사 MMD 연구소는 '메차코믹'과 '소년점프' 등 일본의 양대 업체들도 선전 중이지만 한국 기업의 양강 체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만화 앱 이용률은 올해 순위에서 이들 2강 이외에도 한국 기업으로 '코미코'(5위)와 'e북재팬'(7위) 등 총 4개 업체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또, 일본의 1위, 2위 만화 앱 운영사를 소유한 한국의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미국과 유럽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닛케이는 일본 만화계의 문제점으로 제작 시스템과 환경을 지적했다. 만화 편집자의 발언을 인용해 "일본 만화계는 출판사 편집자의 권한이 강한데, 이러한 편집자 중심주의가 재능있는 젊은 작가의 등장을 방해 해온 면이 있다" 고 분석했다.
일본의 만화 앱 이용률 순위 [사진 = 닛케이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예컨대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끈 만화 '진격의 거인'은 처음엔 일본의 주요 출판사인 슈에이샤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그러던 것이 코단샤에서 신인 편집자가 가능성을 보고 간판지가 아닌 잡지에 3년간 연재하도록 한 것이 대박을 친 케이스라는 것이다.
닛케이는 현재 한국의 웹툰의 기원이 1997년 외환 위기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봤다. 당시 출판사들이 궤멸 상태가 되면서 젊고 재능있는 작가들이 온라인으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게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자유롭게 그리고 맘대로 공개한다. 인기를 끌면 판로나 수입은 따라온다"는 인터넷 문화가 웹툰의 기반에 있으며 편집자가 작가를 발굴해 데뷔할 때까지 혼자 육성하는 일본과 정반대라고 분석했다.
일본 만화계는 웹툰이 처음 등장했을때 컷 구성의 단조로움 등을 이유로 한국 웹툰이 일본 만화의 적수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리기도 읽기도 편한 웹툰의 장점과 함께 '지옥' '이태원 클라스' 같은 참신한 작품들이 등장해 넷플릭스 영상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닛케이는 미국, 프랑스 등지에서는 만화가 단순한 구성이 주류다 보니 웹툰이 세계에서 보다 쉽게 받아들여지는 경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국 웹툰이 기존의 자산과 기술 수준을 유지하면서 현재 세계 소비자들에게 어필 하는 것을 만들고 있다며 일본 제조업이 직면한 벽이 일본 만화계에도 닥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윤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