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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깻잎 반찬서 중국산 추정 담배꽁초 나와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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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반찬가게서 구입한 깻잎 반찬, 알고보니 중국산

중국산 깻잎, 국내 반찬가게의 70%가량 점유 추정

담배꽁초, 현지 재료 손질 과정서 유입됐을 가능성

소비자 “당국·업체의 식품위생 세심한 관리 필요”

세계일보

소비자가 깻잎을 먹다 뱉어냈다는 담배꽁초의 필터 부분. 소비자 제공. 연합뉴스


동네 반찬가게에서 구입한 깻잎 반찬에서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담배꽁초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제품은 중국산 깻잎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한 것으로, 현지에서 재료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들어갔을 것으로 추측된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A씨는 지난 11일 집 근처 반찬가게에서 간장양념 깻잎 한 통을 샀는데, 그 속에서 담배꽁초를 발견했다.

A씨는 깻잎에서 잘 씹히지 않는 이상한 식감이 느껴져 뱉어보았더니 담배꽁초의 필터였고, 이어 깻잎 통을 뒤적여 담배 필터에 붙어있던 종이를 추가로 찾아냈다.

담배꽁초의 종이에는 빨간색으로 로마자 알파벳 ‘D N Y V’ 등이 쓰여 있었다.

확인 결과 A씨가 구매한 깻잎 반찬은 가게에서 직접 만들지 않고 중국산 깻잎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한 것이었다.

중국산 깻잎은 국내 반찬가게의 70%가량을 점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제품은 처음 무역업체가 원재료를 수입하면 국내 반찬 업체가 제조하고, 이어 유통업체가 시중 점포들에 납품하는 4단계 구조로 판매되고 있다.

깻잎 반찬은 재료 채취부터 가공까지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싼 중국 의존도가 높다고 한다. 따라서 업체들은 중국에서 깻잎을 채취한 후 세척, 저장, 절임 등의 여러 과정을 거쳐 한국으로 들여온다.

A씨가 발견한 담배꽁초는 이 과정에서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국내 제조, 유통 과정에서는 담배가 절대 들어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중국산 깻잎에서 나온 담배꽁초의 종이에는 빨간색으로 로마자 알파벳 'D N Y V' 등이 쓰여있다. 소비자 제공. 연합뉴스


다만 중국에서 1차로 손질된 깻잎을 국내에서 다시 씻은 후 양념에 버무려 반찬으로 제조할 때 이물질이 있는지 잘 살펴야 하지만, 젖은 깻잎들이 서로 달라붙어 있어 완벽하게 이물질을 걸러내기 어려운 문제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깻잎 수입업체와 제조업체는 A씨에게 사과하고 보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A씨는 식품 안전에 경종을 울리고 당국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이번 사실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했다.

A씨는 “가족의 식탁에 담배꽁초가 반찬으로 올려 졌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관련 업체들은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 같아 문제로 생각된다”면서 “반찬가게는 원산지 표기를 했다고 하지만 구매할 때 중국산이라는 표시를 보지 못했다. 중국산인 줄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시국에 남이 피던 담배가 우리 식탁에 이렇게 쉽게 올라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당국은 어떻게 식품위생을 관리하는지도 의문”이라며 “담배꽁초 발견 후 가족들이 화가 나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덧붙였다.

논란의 깻잎을 수입한 업체의 대표는 “중국 공장에서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 놀랐다”라며 “소비자분께 죄송하며 음식물 배상보험에 가입했는데 보상해주고 싶다. 중국 쪽에 위생관리를 더 철저히 하도록 얘기했다”고 말했다.

깻잎 제조업체 관계자는 “소비자와 원만한 합의를 하려고 노력했으나 잘되지 않았다. 소비자가 식약처에 신고했다고 들었는데 우리도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기를 바란다. 관할구청 위생과에 이번 일을 자진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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