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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벌금만 10조원”… 휠체어 납치 5년 뒤 나타난 中 억만장자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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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샤오젠화 밍톈그룹 회장. /소후닷컴


5년간 행방불명 상태였다가 최근 근황이 전해진 중국 재벌 샤오젠화(肖建華·50) 밍톈그룹 회장이 중국 법원으로부터 징역 13년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동망(東網) 등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상하이시 중급인민법원은 전날 샤오 회장에게 징역 13년형과 벌금 650만 위안(약 12억7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샤오 회장이 운용하는 밍톈 홀딩스에는 550억3000만 위안(약 10조7500억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샤오 회장은 자금 불법 운용·뇌물 공여 등의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샤오 회장과 회사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 당국자에 총 6억8000만 위안(약 1300억원) 이상의 주식과 부동산, 현금 등을 건네 금융상 감독을 피하고 부당이득을 추구했다”고 지적했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샤오 회장은 1990년 베이징대를 졸업하고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을 롤모델로 삼아 은행·증권사·보험사 등 금융기관에 집중 투자했다. 이후 부동산과 농업으로 사업을 확장해 성공을 이뤘고 계속해 큰 부를 쌓았다. 100여개 상장 기업 지분을 보유해 ‘신비의 자본가’라는 별칭을 얻었으며 2016년에는 중국 부호 23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그의 성공 배경을 두고는 여러 소문이 나온 바 있다. 특히 중국 공산당 핵심 원로 자제 모임인 ‘태자당’의 지원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기정사실화 돼 퍼졌다. 또 샤오 회장의 주요 고객 중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누나 등 중국 최고위층의 친인척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막대한 부를 누리던 샤오 회장은 2017년 1월 실종됐다. 당시 현지 매체들은 “샤오 회장이 홍콩 포시즌스 호텔에서 휠테어를 타고 눈이 가려진 상태로 의문의 요원들에게 납치돼 본토로 끌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때 샤오 회장이 보유한 자산은 60억 달러(약 7조8000억원)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샤오 회장이 시진핑 주석 가족의 자산을 관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밀 누설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세력에 의해 납치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가 중국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는 말이 나왔지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행방이 묘연했던 샤오 회장의 소식은 지난달 외신이 “중국에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며 5년여 만에 전해졌다.

당시 주중 캐나다 대사관 측은 “캐나다 영사관 직원들이 그의 가족에게 영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건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중국 국적법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 국민이 이중국적을 보유하는 것을 승인하지 않는다”며 “샤오 회장은 외국의 영사 보호권을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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