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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뉴삼성' 착수한 이재용, 기흥캠퍼스에서 이병철 선대회장 언급한 까닭은 [뒷북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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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후 첫 행보로 R&D단지 기공식 참석

이병철 회장 어록 공개하며 '초격차' 강조

"반도체 첫 삽 기흥에서 새로운 도전 시작"

임직원들과도 격의없는 소통···일일이 '셀카'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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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특별복권을 통해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첫 공식 행보로 ‘반도체’를 택했다. 창업주이자 할아버지인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의 투자 정신을 되새기면서 ‘초격차’ 의지를 다졌다. 삼성전자는 삼성 반도체의 발원지인 기흥캠퍼스에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착공을 시작하고 2028년까지 2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19일 경기 기흥캠퍼스에서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 부회장은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뜬 기흥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기공식 슬로건으로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든다’를 내걸었다. 또 2025년 중순 가동할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비롯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 작업에 약 20조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기흥 반도체 R&D단지는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겨냥한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시설로 조성된다. 완공 뒤에는 메모리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등을 두루 연구한다.

이 부회장은 “차세대뿐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잇고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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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뉴삼성’의 핵심인 반도체사업에 이병철 선대회장의 유지를 덧입히면서 재도약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기공식에서는 이병철 회장이 1983년 2월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발표했던 ‘도쿄 선언’ 직후의 발언 중 4개 문장이 소개됐다. “무자원 반도인 우리의 자연적 조건에 맞으면서 해외에서도 필요한 제품을 찾아야 한다.” “이것(반도체)이 곧 고부가가치, 고기술 상품, 즉 첨단 기술 상품이다.” “반도체·컴퓨터 등 첨단 산업 분야는 세계 시장이 무한히 넓다.” “반도체·컴퓨터 산업은 시장성이 클 뿐 아니라 타 산업 파급효과가 지대하며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복수의 회사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이 글귀를 곁에 두고 꾸준히 되새기면서 반도체 사업 육성의 의지를 다져왔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 사업 발원지인 기흥캠퍼스를 찾아 선대의 유지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글로벌 1등 반도체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과거의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과감한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다짐이 담겼다는 해석이다.

기공식에서 삼성의 ‘방향성’을 제시한 이 부회장은 이후 DS 부문 사장단과 회의를 갖고 글로벌 현안 분석, 차세대 기술 개발 현황, 기술력 확보 방안 등 미래를 위한 세부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초격차’ 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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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직원들과 소통하며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였다. 도전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조직 문화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임직원 간담회를 통해 직원들의 건의 사항 경청 등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데 공을 들였다. 간담회에서 한 직원이 ‘아내에게 이 부회장과 사진을 찍어오겠다고 했다’고 말하자 스마트폰을 건네받아 직원 아내와 영상통화를 하기도 했다. 간담회 후에는 모든 참석자들과 일일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기공식에 앞서 구내식당을 찾아 라면을 먹으면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40년 전 ‘도쿄 선언’ 당시의 글귀를 다시 꺼낸 것은 초심으로 돌아가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향한 도약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자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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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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